- 밤사이 날이 맑아졌습니다. 간만에 맛난 아침식사를 하고 출발. 어제까진 헬멧을 계속 착용하고 다녔는데, 얼굴 상태가 더 이상 햇빛에 노출시키면 안 될 정도라 오늘부터는 헬멧 대신 챙 넓은 모자를 쓰고, 한층 더 안전에 신경쓰며 다니기로 합니다(따라하진 마세요). 아마 오늘까지는 꽤 힘든 코스를 가게 될 겁니다.


 - 중문에서 서귀포로 가는 중간에 강정마을이 있습니다. 요즘에는 조금 잊혀진 감이 있지만, 현재도 이곳에서는 군항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고 그에 반대하는 시위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구럼비바위를 보고 싶었지만 이미 그쪽 해안은 공사 펜스로 막혀 더 이상 볼 수 없습니다.



 - 공사장 입구에서는 미사가 진행중이었습니다. 잠시 광경을 지켜보고는 다시 갈 길을 떠납니다. 지나가던 수녀님에게 꾸벅 인사만 드리고 출발.



 - 계속 길을 가다 보니 웬 비석들이 나타나는데, 자세히 보니 이 지역 출신 재일교포들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일제강점기 제주도에서 많은 사람들이 일본으로 건너갔고, 지금까지도 재일교포 중 많은 수가 제주도 출신이거나 제주도 출신자의 후손이라고 합니다.



 - 이 쪽에서도 계속 언덕과 내리막이 이어집니다. 그러다 문득 일주서로가 일주동로로 바뀌어 있는 것을 보니 서귀포에 거의 당도한 모양입니다.



 - 서귀포 시내에 거의 당도할 때쯤 언덕 밑으로 넓은 농경지가 보입니다. 당시에는 별 생각없이 사진을 찍었는데, 저 곳은 '하논'으로 제주도에서 거의 유일한 논농사 지대입니다. 저 일대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분화구로, 저런 식으로 주변에 큰 산봉우리가 없이 분화구만 움푹 파여 있는 구조를 '마르'라고 한다는군요. 이곳의 분화구는 넓은 습지로 형성되어 있었고, 이를 이용하여 수백 년 전부터 논농사가 이루어져 왔다고 합니다. 다만 농업과 주변 개발 등으로 환경 파괴가 심해서, 근래에는 하논의 자연 상태를 복원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하네요.



 - 드디어 서귀포 시내에 들어섭니다. 여기서 방향을 틀어 천지연폭포 쪽으로 갑니다. 지도로 보면 천지연폭포가 가까이 있는데, 실제로 폭포를 관람하려면 해안으로 쭉 내려간 다음 하류부터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다만 상류 쪽의 다리에서도 뭔가 보일듯 말듯한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 천지연폭포가 유명 관광지인 것 치고는 진입로가 비교적 비좁은 편입니다. 아무튼 빙 돌아서 폭포 입구에 도착하면 거대한 주차장과 상점가, 입장료 받는 곳이 있습니다. 관리소에 짐을 두고 입장.



 - 천지연폭포 자체도 아름답지만, 입구에서 폭포 사이에 있는 산책로 또한 난대림 사이에 있어서 꽤 즐길 만합니다. 폭포의 아랫쪽에는 과거 작은 수력발전소가 있었는데, 이곳을 자연보호구역으로 만들면서 철거했다고 하는군요. 잠시 폭포를 바라보며 쉬다가, 다시 갈 길을 갑니다.


 - 천지연폭포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쭉 가다 보면 맛집거리를 지나치게 됩니다. 점심을 이곳에서 때우고, 오늘의 목적지를 향하여 전진합니다. 아직은 언덕이 계속 이어져 사람 진을 뺍니다. 결국 중간에 나오는 정방폭포는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올 엄두가 도저히 나질 않아 포기.


 - 아쉬움을 뒤로 하고 가다 보면 쇠소깍이 나옵니다. 계곡물이 바다로 흘러가기 직전에 잠시 고여 연못을 이루는데, 그 모습이 소가 누워있는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라는군요. 뭘 알고 갔던 게 아니라 바닷가만 보고 가긴 했는데, 바닷가 경치도 꽤 볼만합니다.



 - 사실 쇠소깍은 이것 말고도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보는 경치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얼핏 보면 바윗돌들이 쭉 이어진 모양인데 저 사이로 계곡이 흐릅니다.



- 다시 일주도로를 달립니다. 쇠소깍은 서귀포시 동 지역과 남원읍 사이의 경계선에 있기 때문에 일주도로를 달리자마자 남원읍 표지판이 나옵니다.



  - 이쯤부터는 드디어 길이 좀 평탄해집니다. 이제 숙소까진 그럭저럭 편하게 갈 수 있겠군요.


#5일차 게스트하우스 : 짝 게스트하우스 남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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