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ann Fridrich Franz Burgmuller (1806-1874)

<25 Études faciles et progressives> Op.100


 - 프리드리히 부르크뮐러는 독일 출신의 피아노 연주자 겸 작곡가입니다. 집안 전체가 음악가 출신으로, 아버지는 오르간 연주자와 지휘자로 활동했고 동생 또한 음악가였습니다. 레겐스부르크에서 출생한 이후 카셀로 이주하여 루트비히 슈포어(1784-1859)와 모리츠 하우프트만(1792-1868)에게 음악을 배웠고, 1830년 첫 번째 연주회를 열고 피아노 연주자로 본격 데뷔하였습니다.


 - 이후 1832년 파리로 이주, 남은 평생을 거주하게 됩니다. 파리에서 부르크뮐러는 (다른 많은 음악가와 마찬가지로) '살롱'이라 부르는 상류층의 사교 모임을 중심으로 음악 활동을 하였고, 그의 많은 작품이 살롱을 위해 만들어진 소규모의 실내악입니다. 이들 외에 오페라, 발레 음악도 작곡했지만 그를 대표할만한 작품이라면 25번(Op.100), 18번(Op.109)을 위시한 일련의 피아노 연습곡입니다.


 - 부르크뮐러 25번은 대체로 체르니 100번을 배울 시기에 병행하여 가르치는데, 피아노를 배우는 어린 학생들에게는 아무래도 다른 연습곡보다 인상적으로 다가오게 마련입니다. 부르크뮐러는 낭만파 시대 음악가이고 당시의 추세를 따라 각각의 연습곡에도 이러저러한 표제를 붙여놓는 등 음악성을 겸비해 놓았기 때문에, 순전히 기계적 훈련이 강조되는 체르니나 하농에 비해 조금 더 신선하게 받아들일 수 있거든요.


 - 각 곡의 표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부르크뮐러는 독일 출신이지만 모든 표제는 프랑스어로 되어 있는데, 아무래도 그가 대부분의 음악 활동을 파리에서 한 것과 연관이 깊을 것입니다. (출처 : 위키백과 "프리드리히 부르크뮐러")


1. "순진한 마음" - La Candeur
2. "아라베스크" - L' Arabesque
3. "목가" - La pastoral
4. "작은 모임" - La petite Reunion
5. "천진난만" - Innocence
6. "앞으로 앞으로" - Progres
7. "맑은 시냇물" - Le Courant limpide
8. "아름다움" - La Gracieuse
9. "사냥" - La hasse
10 ."귀여운 꽃" - Tendre Fleur
11. "할미새" - La Bergeronnette
12. "이별" - L' adieu
13. "위로" - Consolation
14. "스티리아의 춤" - La Styrienne
15. "발라드" - Ballade
16. "작은 슬픔" - Douce Plainte
17. "수다쟁이" - La Babilarde
18. "걱정" - Inquietude
19. "아베마리아" - Ave Maria
20. "타란텔라" - La tarentelle
21. "천사의 음악" - L' lfarmonie des Anges
22. "뱃노래" - Barcarolle
23. "돌아오는 길" - Le Retour
24. "제비" - L' Hirondelle
25. "승마" - La Chevaleresque





Carl Czerny (1791-1857)

<100 Progressive Studies> Op.139


 - 체르니는 베토벤의 제자 중 하나로, 수많은 작품(1000곡 이상)을 쓴 다작 작곡가이나 후대에 주로 기억되는 것은 피아노를 위한 일련의 교본들입니다. 실제로 체르니는 연주자, 작곡가만큼이나 피아노 교육자로도 명성을 떨쳤으며 그의 제자 중에는 그 유명한 프란츠 리스트도 있습니다. 그의 제자들은 이후 대대로 이어져 19~20세기 내내 수많은 명 피아니스트를 배출하기도 했습니다.


 - 체르니의 피아노 교본은 각각 표제가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교본에 포함된 곡의 개수로 명명되는데, 쉬운 것부터 순서대로 100번(Op.139) → 30번(Op.849) →40번(Op.299) →50번(Op.740)으로 이어집니다. 이 연습곡들은 현재까지도 전 세계에서 피아노 교본으로 널리 쓰이고 있지만,19세기 중반 이후 발전된 피아노 테크닉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 최근에는 50번과 같은 어려운 연습곡을 생략하고 바로 낭만파 연습곡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 체르니 100번은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간추린' 체르니 100번>과 같은 형태로 출간됩니다. 100개는 너무 많다고 생각한 것일까요? 순서상으로는 바이엘을 마스터한 이후 하농과 함께 배우게 됩니다.





1~20번



충격과 공포의 60번


Charles-Louis Hanon (1819-1900)

<The Virtuoso Pianist in 60 Exercises>


 - 샤를-루이 아농은 프랑스 출신의 작곡가이자 교육자로, 후대에는 거의 음악 교육자로서의 업적이 남아 있습니다. 19세기에는 과학의 발전과 함께 음악 훈련에서도 과학적 접근이 시도되었는데,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다섯 손가락 훈련(Five-fingers exercise)'입니다. 아농이 쓴 <명피아니스트가 되는 60 연습곡>은 이 개념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 대표적인 교본입니다.


 - 한국에서 흔히 <하농 60번>으로 알려진 이 교본은 1873년 출간되었으며, 출간과 함께 수많은 찬사와 논란을 동시에 낳았고 이는 지금까지도 이어집니다. 이 교본은 피아노 연주의 기술적인 측면(손가락의 터치력, 타건(打鍵)의 정확성, 손목과 손가락의 유연성, 민첩성 등)을 기르는 데 더없이 좋은 교본이었기 때문에 많은 음악가와 교육자는 교본의 등장을 반겼으며, 1878년 파리 세계박람회에 출품하여 은상을 차지하기도 하였습니다.


 - 하지만 이 교본에 대한 비판도 19세기 이래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첫 번째 문제는 이 교본이 음악성을 무시한, 지나치게 기계적인 연습을 강제한다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연습이 잘못되었을 경우 오히려 잘못된 습관을 고착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기계적 연습만을 지나치게 반복하면 손목 부상 등 신체에 무리가 갈 위험이 크고, 연주자의 흥미를 떨어뜨리게 된다는 것은 생각할 만한 문제제기입니다.


 - 이렇다보니 전문 연주자 사이에서도 교본에 대한 평가는 극을 달립니다. 매일같이 교본의 1번~60번까지를 반복해서 연습하는 피아니스트가 있는가 하면, 교본 자체를 쓰레기 취급하고 쳐다보지도 않는 경우가 있는 것. 어쨌든 세계의 피아노 연주자들에게 애증의 존재인 것은 맞는 듯합니다. 쇼스타코비치는 피아노 협주곡 2번에 교본 1번의 음형을 살짝 집어넣었는데, 이 곡의 초연을 자신의 아들(막심 쇼스타코비치, 1938-)이 맡았기 때문에 아들 놀려먹으려고 넣은 것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 한국에서는 <하농>이나 <하논>이라는 이름으로 출판되며(실제로 아농은 프랑스인이기 때문에 이름 첫 글자 h가 묵음), 일반적으로 피아노학원에서는 바이엘 교본을 뗀 학생에게 체르니 100번과 함께 주어지는 교본이기도 합니다. Welcome to the hellgate





Ferdinand Beyer (1803-1863)
<Vorschule im Klavierspiel> Op.101

 - 한국의 대부분 피아노학원에서 처음 펴드는 책은 대부분(아마 거의 98%) 다양한 '바이엘 교본'일 것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이엘 교본은 독일 출신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페르디난트 바이어가 작곡한 <Vorschule im Klavierspiel(번역기에 의하면 '피아노 연주 유치원')>을 기초로 합니다. 바이어는 다른 여러 작품을 발표하였고 생전에는 순수하게 예술적 활동으로도 유명한 음악가였지만, 후세에는 대부분 피아노 교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비록 150년 이상 되어 그동안의 연주 스킬 발전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은 있지만  여전히 세계 각지에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웃기게도 바이어의 고향 독일에서는 이 교본이 거의 쓰이지 않는다는군요. ㅡㅡ; 한국에 전해진 것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을 거쳐서 처음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며, 순수하게 한국에서 출판된 가장 오래된 책은 1954년 국민음악연구회가 출간한 <바이엘 피아노 교본>입니다. 이후 한국에서 출간된 다양한 바이엘 교본은 대부분 바이어의 원본을 기초로 일부 편집을 가한 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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