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한컴사전]
[때로는 게임을 현실로 구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롤러코스터 타이쿤> 시리즈에 등장하는 '인버티드 헤어핀(와일드 마우스) 롤러코스터'는 본래 현실에 존재하지 않았지만, 게임이 흥행한 이후 실제로 건설되어 중국에 실물이 존재.]
- 사용 목적이 그러했고, 크기 자체도 워낙 거대했다보니(에니악의 경우 전원을 올리면 주변 동네들의 가로등이 깜빡거릴 정도로 전력 소모가 심했다고) 컴퓨터는 정부기관이나 국책 연구기관 등에 극소수만 존재했고, 당연히 이를 접하고 활용할 수 있는 사람도 아주 적었습니다. 이러다보니 "이것으로 이런 것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나아가서는 이를 사람들에게 홍보하는 목적의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여기서 최초의 '비디오게임(이하 게임)'이 출현하게 됩니다.
[OXO]
- '최초의 게임'이 무엇인가를 논할 때 다양한 게임들이 등장하는데, 일단 음극관 놀이장치(1947)나 튜로챔프(1948, 체스 시뮬레이션) 등이 언급되지만 이들은 실제 프로그램으로 완성된 건 아닙니다. 실제로 완성되어 실행된 게임으로는 '틱택토'를 구현한 <OXO>(1950)과 '님'을 구현한 <님로드>(1952)를 최초로 꼽는데, 이들은 모두 기존의 보드게임을 프로그램화한 것입니다. 둘 다 연구 및 홍보 목적으로 만들어졌고, 게임의 역사에 이렇다할 업적을 남기지는 못했습니다.
- 1958년에는 브룩헤이븐 국립 연구소의 물리학자 윌리엄 히긴보덤(1910-1994)이 <테니스 포 투>라는 게임을 만들었는데, 이는 연구나 홍보 목적이 아니라 순수하게 '유희'를 목적으로 한 최초의 게임으로 평가됩니다. 오실로스코프(병원에서 심장 박동 표시하는 그런 장치) 화면상에서 일종의 테니스 게임을 플레이하도록 만들어졌는데, 히긴보덤은 어디까지나 '손님들이 가지고 놀며 즐기는' 목적으로 이를 만들었고 그 존재는 한참 후에야 세상에 알려지게 됩니다.
[<테니스 포 투> 플레이 화면]
- 지금까지 언급한 최초의 게임들은, '최초'라는 것 이외에 역사에 중요하게 언급될 요소가 딱히 없습니다. 이들은 당시 컴퓨터를 접할 수 있는 극소수가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만들었거나 내부적으로만 활용하기 위해 만들었으며, 그래서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고 이후의 게임들에게도 별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역사는 하나의 거대한 흐름이니, 그 흐름과 단절되어 있다면 크게 의미있는 존재라고 보기 어렵겠지요.
- 그렇다면 지금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흐름의 시작점, 진정한 의미의 '최초'는 과연 무엇일까요? 조금 더 지나서, 1962년으로 가 보겠습니다.
2. 진정한 최초 : <Spacewar!>
- 1948년 발명된 트랜지스터는 극초기 진공관 컴퓨터보다 훨씬 작은(그래봐야 방 하나에 꽉 차는 수준이었지만) 컴퓨터를 만들 수 있게 해 주었고, 반대로 성능은 크게 향상되어 좀 더 다양한 용도로 컴퓨터를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아가서 1950년대 말부터는 이보다 더 작은(물론 그래봐야 장롱짝 크기는 되는) 컴퓨터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대표적으로 1959년 출시된 PDP(프로그램 데이터 프로세서) 시리즈가 있었습니다.
[PDP-1]
- 최초 모델인 PDP-1은 입력을 키보드로 하는 최초(!!)의 컴퓨터였고(이전의 컴퓨터는 천공카드와 종이테이프를 사용), 이것이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에 들어온 것은 1961년이었습니다. 당시 MIT의 학생들은 이 컴퓨터를 가지고 다양한 일들을 했는데, 그 학생들 중에 스티브 러셀(1937-)이라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 러셀은 '화면에 그래픽을 띄우고, 이를 보면서 컴퓨터를 가지고 놀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주변 학우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에드워드 엘머 스미스(1890-1965)의 우주 SF 소설에서 힌트를 얻어, 우주선끼리 서로 쏘아 맞추는 형태의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러셀은 매우 게으른 사람이었기 때문에 ㅡㅡ; 주변 친구들이 끊임없이 그를 자극하고 의욕을 북돋워주어야 했다고 합니다.
- 그렇게 완성된 게임은, 처음에는 그저 우주선 두 대가 미사일(로 간주되는 점)을 발사하여 서로를 맞추는 단순한 형태였습니다. 그런데 러셀 일당(?)이 이 게임을 완성하고, 사람들(시대가 시대였으니, 그들 모두 컴퓨터를 다룰 줄 아는 전문가와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게임에 여러 요소가 추가되기 시작합니다. 게임을 플레이한 사람들이 "이런 게 있으면 더 재미있겠는데?"라며 직접 프로그램을 수정했던 것.
[<스페이스워!> 플레이]
- 누군가는 우주공간을 연상케 하는 배경을 추가하여, 게임에 사실성을 더했습니다. 다른 누군가는 화면 가운데 별을 놓아서, 거기에 가까이 가면 중력의 영향을 받도록 만들었습니다. 또 다른 누군가는 위기를 피하기 위해 우주선이 순간이동을 할 수 있게 만들었는데, 이동 위치가 랜덤이라 때로는 별 바로 옆으로 이동하여 별에 부딪혀 터질 수도 있었습니다.
- 게임은 1960~70년대 컴퓨터의 확산과 함께 미국 전체로 퍼져나갔고, 10년을 넘는 기간 동안 다양한 형태로 살이 붙게 됩니다(개중에는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버전, 동전을 넣고 플레이할 수 있는 버전도 있었습니다!). 이 게임의 이름은 <스페이스워!>. 그저 재미로, 아무 경제적 대가 없이 만들어졌으며 프로그램 코드 역시 모두에게 공개되어 있었기 때문에, 최초의 '오픈소스' 게임이라는 타이틀도 추가로 붙습니다.
- <스페이스워>는 컴퓨터를 '가지고 노는' 용도로 쓸 수 있음을 모두에게 알렸고, 이에 컴퓨터 좀 다룬다는 사람들은 컴퓨터의 발전에 맞추어 다양한 형태의 게임을 연구하고 개발하고자 잉여력 노력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 중에, 유타대학교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놀런 부슈넬(1943-)이라는 청년이 있었습니다. (계속)
참고 :
나무위키, 한글 위키백과, 영문 위키피디아
팟캐스트 <그것은 알기싫다(딴지라디오)> 中 42. "기본교양 게임사의 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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