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3일 저녁, 비행기를 타러 김포공항으로 향합니다. 20시 20분 출발 진에어 LJ341편.



 - 그런데 시작부터 지연... ㅡㅡ; 제주공항 쪽 기상문제 때문에 1시간 이상 늦게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제주공항 쪽은 이런 게 일상이라 특별할 것도 없는 모양이더군요. 아무튼 제주에 도착, 체크인 끝나는 시간에 아슬아슬하게 게스트하우스에 골인할 수 있었습니다.


#1일차 게스트하우스 : 숨 게스트하우스 제주공항점



 - 4일 오전에 체크아웃을 하고 일단 나옵니다. 짐이 쓸데없이 많아서 영 곤란하네요. ㅡㅡ; 갈 길이 멀다고 짐까지 무겁게 할 필요는 없다는 교훈을 얻으며 일단 시내에 있는 삼성혈로 향합니다.



 - 삼성혈은 탐라 건국 신화의 무대입니다. 역사덕후의 여행이라면 역시 그 동네의 기원부터 시작을 해야겠죠. 삼성혈에는 (아마도 용암 관련 지형으로 추정되는) 세 개의 구멍이 땅에 나 있는데, 각각 고을나(高乙那), 양을나(良乙那), 부을나(夫乙那)가 이 구멍에서 출현하였다고 합니다. 수렵 생활을 하던 이들은 육지의 벽랑국에서 건너온 세 공주와 각각 혼인하였고, 공주들과 함께 건너온 곡식종자와 가축들을 바탕으로 농경문화가 시작되었다는 것이 신화의 내용입니다. 이 세 사람은 각각 제주를 본관으로 하는 세 성씨 - 고씨, 양씨, 부씨의 시조이기도 합니다.


 - 창조신화와 건국신화가 별개로 존재한다는 것에서, 제주도라는 곳이 육지와는 다른 역사적 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세 시조의 혼인과 관련한 유적으로 혼인지와 신방굴이라는 곳이 있는데, 여기는 앞으로 제주도를 돌면서 방문하게 될 겁니다.


 - 삼성혈을 한 바퀴 돌고 나서, 자전거를 빌리러 이동합니다. 미리 예약을 해 두었으니 수령하기만 하면 됩니다.



 - 제주도 여행 내내 볼 수 있는 특이점이라면, 육지에서 콘크리트나 화강암 정도가 있을법한 공간을 제주도에서는 현무암을 비롯한 화산암이 채우고 있다는 점입니다.


 - 예약해둔 대여점(OK하이킹)에서 자전거를 빌립니다. 주인 아저씨가 "그래도 장기간 타고 다닐 건데"라는 말과 함께 자전거도 노펑크타이어로 바꿔주시고 비 올 때용 우비와 비닐봉투, 헬멧도 챙겨 주십니다. 물론 이런 식으로 이용하는 것들이 으레 그렇듯 상태 자체는 과히 좋은 편은 아닌 것 같습니다. ㅡㅡ; 어차피 튼튼하게 8일간 버티기만 하면 되니, 이 정도라도 어딥니까.


 - 일단 자전거를 타고 갈 첫 행선지는 조금만 올라가면 볼 수 있는 용두암으로 정했습니다. 어차피 해안도로를 타고 가려면 그 쪽으로 가야 하는군요.



 - 이 곳에는 유커들이 참 많이 옵니다. 용두암 뿐만 아니라 이름 한 번쯤 들어봤을법한 유명한 곳은 어디서든 중국어를 서라운드(?)로 들을 수 있지요. 중국인이 어떻고 하는 소리를 하고 싶진 않고, 단지 적당히 조용한 분위기의 여행을 좋아하는 블로거의 입장에서 사람 몰리는 시끄러운 곳이 썩 좋지는 않았다는 정도로만 정리해 두겠습니다. 아무튼 제주 바다와의 첫 만남을 뒤로 하고 본격적으로 해안도로 달리기를 시작합니다.



 - 갯벌이 별로 없는 제주도에서는 전통적으로 저런 해안 바위에 바닷물을 가둬놓고 물을 증발시키는 방법으로 소금을 생산했다고 합니다. 바닷물을 가둬놓는 사진과 같은 넓은 바위지형을 '소금빌레'라고 하죠. 용두암에서 애월 방향 해안도로를 타면 제주공항 건너편을 지나가게 되기 때문에 저런 식으로 비행기가 낮게 오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 제주도 자전거 일주를 하다 보면 해안도로와 일주도로(1132번 지방도)를 계속 오가면서 다니게 되는데, 블로거는 애월해안도로는 힘이 많이 드니 가급적 이용하지 말고 내륙의 일주도로를 이용하라는 대여점 주인 아저씨의 말씀을 깜빡하는 바람에 첫날부터 상당한 고생을 하게 되었습니다. ㅡㅡ; 해안도로 주제에 언덕과 내리막이 계속 반복되는 위엄을 보여줍니다. 블로거가 평소에 자전거 라이딩을 하던 사람도 아닌지라 정말 힘듭니다.



 - 힘들건 말건 경치 하나는 멋집니다.


 - 힘들게 해안도로를 달리며 간신히 오늘의 목적지인 애월읍에 도착합니다. 예약해둔 게스트하우스는 읍내에서 살짝 벗어난 곳에 있습니다.


 - 그런데 아무래도 피부가 심각하게 타 버렸습니다. ㅡㅡ; 특히 코와 팔은 거의 새빨갛게 익어서 따끔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날이 덥지 않다고 안일하게 생각한 게 화근이었던 것 같네요. 그나마 팔은 막판에 토시를 사서 쓰고 다녔는데도 이 정도라니 앞으로 대책을 확실히 세우지 않으면 큰일나겠다 싶습니다.


#2일차 게스트하우스 : 오누 게스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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