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는 6년 반 동안 사용한 컴퓨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당시 기준으로도 고급기라고 보기는 어려웠지만, 그래도 RAM을 추가로 다는 선택을 한 덕분에(당시에 8GB면 작은 건 아니었으니까요) 지금까지 어떻게든 써 오기는 했습니다. 다만 이제는 배그도 최저사양으로 간신히 돌아가는 너무나 느려진 컴퓨터에 속앓이를 하다가, 부품을 하나하나 모아서라도 어떻게든 컴퓨터를 바꾸어야겠다는 결론을 내게 되었습니다.

 

 다만 컴퓨터를 새로 사려니 내년까지는 공부에 매진해야 하니 굳이 많은 돈 들여서 새 컴퓨터를 살 필요는 없겠다 싶어서, 몇몇 중요 부품만 구해서 업그레이드를 하기로 결정. 컴알못이라 이리저리 알아보고, D모 가격비교 사이트(?)를 열심히 눈팅해 본 결과 다음과 같은 목록이 나왔습니다.

 

 1. CPU : Intel Core i3-3220(아이비브릿지) → Intel Core i7-3770(아이비브릿지)

 CPU는 고유 소켓 규격이 있어서, 이게 맞지 않으면 메인보드까지 통째로 갈아야 한다네요. 거기까지 일을 벌이고 싶지는 않아서 같은 소켓 내에서 업그레이드를 하기로 합니다. 뭐 1년 반만 쓸 것이고, 나름 2코어 4스레드 → 4코어 8스레드가 되는 것이니 빨라지기는 할 겁니다. 해당 세대 CPU는 이제 신품으로 나오지 않기 때문에 중고를 구하였습니다. 그런데 이거 중고가격 방어가 너무 잘 된다는 이야기가......

 

 2. 그래픽카드 : NVIDIA GeForce GT 630 → NVIDIA GeForce GT 1030

 6년 전의 보급형에서 현재의 보급형으로? 사실 저거 주문해 놓고 돈 좀 더 쓸까 순간 후회하긴 했는데, 그래픽카드가 쓸데없이 좋으면 공부 안 하고 게임이나 할 테니까 ㅡㅡ; 라는 기적의 논리로 자기위안을 삼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6년 된 고물보다야 확연히 낫지 않겠어요?

 

 3. RAM : DDR3 4GB×2 → DDR3 8GB×2

 처음에는 8GB짜리 하나만 사서 추가로 끼워 쓸까 했는데, 알고 보니 메인보드에 RAM 슬롯이 2개밖에 없네요 ㅡㅡ; 위 두 개만으로 돈이 은근히 많이 빠져서 일단 이 녀석은 조금 미루기로. DDR3 RAM은 16GB 용량이 나오지 않는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 8GB 2개를 구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렇게 결정하고 주문을 합니다. 하필이면 연휴 기간과 겹쳐서 며칠 지나서야 택배가 옵니다.

 

 흐음 저 위용 넘치는 자태...... 조심스럽게 포장을 뜯습니다. 컴퓨터 회로는 정전기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최대한 조심해서 다루어야 한다고 합니다. 물론 별로 조심하지 않긴 했지만 넘어가기로 ㅡㅡ;

이렇게 생겼습니다. 중고 CPU는 은박지에 싸여 배달이 됐는데, 저렇게 하면 정전기가 겉의 은박지에만 흘러서 부품을 보호할 수 있다고 하네요.

 

 자 이제 컴퓨터의 전원을 분해하고 배를 쨉니다(?).

 오우 저 먼지 ㅡㅡ; 일단 그래픽카드를 먼저 빼고, 그 다음 CPU로 향합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CPU에는 쿨러가 달려 있지요.

 

 조심스럽게 쿨러를 뺍니다. 처음에는 어떻게 꼽혀 있는지 몰라서 빼는데 고생을 좀 했습니다. ㅡㅡ; 다행히 부셔먹지는 않고...... 쿨러를 제거하니 저 자리에서 6년 반동안 수고한 CPU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쿨러와 CPU 사이에 발라 놓은 써멀구리스는 아주 말라붙었네요. ㅡㅡ; 저 녀석은 둘 사이에 열 전달을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다시 발라 줘야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제거한 쿨러는 다시 써야 하므로, 에어스프레이로 먼지를 제거해 줍니다. 웬만하면 실내에서 하는 것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ㅡㅡ;

 

 오른쪽에 고정된 레버를 살짝 빼서 돌리면 CPU를 고정시키는 덮개가 열립니다. 그러고 나서

 

 CPU를 뺍니다. 인텔 CPU는 메인보드 쪽에 핀이 있고 그 위에 CPU가 얹혀 있는 형상이기 때문에 설치할 때는 핀 위에 살짝 얹는다는 느낌으로, 뺄 때는 살짝 들어낸다는 느낌으로 하면 됩니다. 이 부분이 가장 위험한데 저 핀 하나라도 구부러지면 CPU가 인식이 되지 않거든요.

 

 그리고 그 자리에 위풍당당한 i7-3770을 살짝 얹어 놓고

 

 레버와 덮개를 다시 돌려서 고정시켜 놓습니다. 다행히 핀을 구부러뜨리는 따위의 사고는 없었습니다.

 

 이제 동네 컴퓨터가게에서 바가지(?) 쓰고 구매한 써멀구리스가 나올 차례입니다. 사실 표기법상 '그리스'가 맞지만 저 유럽에 철학과 탈세(?)로 유명한 어떤 나라가 있기 때문에...... 다들 구리스라고 발음들 하시지요. 택배 기다리기 귀찮아서 동네로 갔는데 택배비 or 버스요금 감안해도 이 쪽이 더 비쌌습니다. 그냥 대전 테크노월드 가볼걸......

 

 구리스를 CPU 위에 발라 줍니다. 어차피 쿨러 설치하면 눌려 펴지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양을 퍼부을 필요는 없다고 해요~

 

 쿨러를 다시 설치하면 CPU 쪽은 끝납니다. 그래픽카드는 그냥 슬롯에 잘 끼워 넣고 나사못으로 케이스에 고정시키면 되니 훨씬 쉽습니다.

 

 그리고 이제 컴퓨터의 배때지(?)를 다시 봉합합니다. 블로거도 최신 강화유리 케이스 쓰고 싶어요...... 전원과 모니터, 키보드 선을 끼우고 전원을 켭니다.

 

 ?????? 부팅이 되질 않네요. 뭐가 문제지?

 

 인터넷을 뒤져 보니 메인보드 BIOS 업데이트를 먼저 했어야 하는 모양입니다. 뭐 이렇게 복잡해...... 일단 이 컴퓨터에서 쓰는 메인보드 모델은 다음과 같습니다. ASUS니 MSI니 하는 브랜드만 알다가 그 폭스콘이 메인보드도 만들었던 건 처음 알았네요. 차피 대만회사

 다시 원래 부품들로 갈아 끼우고 BIOS 업데이트를 진행합니다. 방법은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무턱대고 하다 보니 어쩌다 된 것이라, 어떻게 해낸 건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ㅡㅡ; 아무튼 한참이 지나서야 바이오스 업데이트를 마치고 다시 아까의 순서로 부품을 갈았습니다. 여담으로 원래 CPU를 다시 설치할 때 귀찮아서(어차피 다시 뺄 거니까) 쿨러를 같이 설치하지 않았는데, 잠깐 켜 놓았을 뿐인데 CPU 온도가 95℃를 찍네요. 이래서 쿨러가 필요......

 

 다행히 이번에는 정상적으로 부팅이 됩니다. 저 위풍당당한 모델명이 보이시나요?

 

 그리고 동봉된 CD를 넣고 그래픽카드 드라이버를 설치해 주면 모두 끝납니다. RAM을 아직 바꾸지 않아서 덜하기는 하지만 확실히 조금 빨라진 게 체감되네요.

 

 지난 6년 반동안 수고한 CPU와 그래픽카드여 이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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