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장소

 대전계족산성

 일자

 2018. 7. 25.




 계절학기도 끝났고, 집에만 있기 그래서 이전부터 생각해 왔던 대전 주변지역 답사를 틈틈이 다녀 보기로 했습니다. 첫 번째로 선정된 장소는 대전 북동부에 있는 사적 제355호 계족산성입니다.



 일단 사전 정보부터 알아보도록 하지요. 계족산성은 삼국시대에 처음 지어졌으며, 백제가 신라의 공격에서 웅진성을 방어하기 위하여 이 일대에 쌓은 몇몇 산성 중 하나라고 합니다. 백제 때 만들어졌다고 추정하는 것은 이곳에서 백제의 토기가 다량 출토되었기 때문인데 동시에 신라, 고려, 조선시대의 유물도 나온 바 있어 이곳이 삼국시대 이후 조선시대까지도 그 역할을 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곳은 불과 100년 전 동학농민군이 근거지로 활용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계족산성의 형태는 기본적으로 테뫼식(산 정상을 중심으로 그 주변을 둘러 쌓은 형태)이지만 동시에 포곡식(내부에 골짜기를 끼고 있는 형태) 산성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대전 일대에 있는 산성 유적 중 가장 규모가 크지만, 현재는 성벽의 많은 부분이 무너지고 유실되어 이를 복원하는 사업이 진행 중이라는군요. 자, 그러면 계족산성으로 출발해 볼까요?



 계족산성으로 올라가는 길은 몇 가지 있는데, 블로거는 장동 쪽에서 올라가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일단 회덕동에서 장동 마을로 들어가는 버스를 탑니다(배차간격이 기니까 시간을 잘 맞춰서 움직이세요).



 버스 시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렇게 버스를 타고 '장동산림욕장' 정류장에서 내립니다. 그러니까 장동산림욕장 길을 따라 계족산성으로 올라가게 될 겁니다.



 장동산림욕장으로 들어갑니다. 안팎으로 대전 일대 유명 주류회사의 회장이 등산을 하다가 어쩌고저쩌고 하여 이 산림욕장을 정비했다는 식의 홍보물들을 많이 접할 수 있는데, 실제로 산림욕장 길 한켠에는 황토흙길을 만들어 놓아 맨발로 등산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렇게요. 사실 산림욕장 길을 따라가는 것은 상당히 돌아서 가는 길인데, 길이 상당히 잘 조성되어 있고 경사도 (상대적으로) 가파르지 않은 편이라 이 쪽을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걷는 내내 날벌레들이 엄청나게 꼬여서 나중에는 왼손에 손수건을 쥐고 쉴새없이 휘두르며 가야 했습니다. ㅡㅡ;



 중간에 있는 야외무대 한켠에 계족산성 가는 길이라는 표지판이 있는데, 블로거가 길을 못 찾은 것인지 조금 올라가니 거의 야생의 수풀길이 나타나서 ㅡㅡ; 다시 내려와 산림욕장 길을 따라가기로 합니다.



 자 여기서부터는 산림욕장을 벗어나 본격 등산로로 가야 합니다. 여기까지 2km 넘는 길을 와서, 이제 400m 남았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어마어마한 계단들과 반야생의 수풀길이 기다리고 있거든요.



 왜 블로거는 여기가 등산로라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을까요? ㅡㅡ; 그나마 조금씩 해가 넘어가는 저녁 가까운 시간이라 망정이지, 대낮이었으면 정말 탈진해도 할 말 없었을 겁니다. 저질체력



 땀을 뻘뻘 흘리며 다 올라왔지만 아직 조금 더 가야 합니다. 원래는 저 정면 쪽으로 올라갈 수 있었던 모양인데 보수공사 때문에 폐쇄하고, 사진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더 가서 들어가야 한다고 합니다.



 거기에 산성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습니다. 이곳은 산성의 서문이 있던 곳이라고 합니다.



 설치된 계단을 후덜거리며 올라 산성으로 들어갑니다. 서문에는 본래 현수교 형태의 문이 있었고, 필요할 때만 문을 내려 통로로 썼다고 합니다.



 그래도 나름 국가 지정 사적지라 내부 안내표지판은 잘 되어 있습니다. 산성은 대략 이렇게 생겼고, 블로거가 들어온 곳은 빨간 점이 있는 곳입니다.



 내부에서 바라본 서문 터 모습.




 산성 내부 곳곳에 작은 평지들이 있는데, 이런 곳들에는 건물이 있었다고 합니다. 당연하게도(?) 지금은 터만 남아 있습니다.



 이곳은 아직 보수가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곳 근처의 성벽에는 올라가지 말라는 경고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아마 이 쪽을 보수하느라 길을 막아놓았던 것 아닌가 싶군요.



 가장 높은 곳에서 성벽을 바라봅니다. 이 성벽을 보면 농담이 아니라 기갑부대가 몰려와도 막아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런 급경사 위에 성벽까지 쌓여 있으면 도대체 누가 기어올라와서 성을 점령할 수 있을까요? ㅡㅡ;



 이쯤 되니 너무 힘들어서 잠시 쉬기로 합니다. 나름 산 위에 올라왔다보니(다만 이곳이 계족산 정상은 아닙니다. 정상은 다른 곳에 위치) 경치가 정말 좋네요. 미세먼지가 좀 많았는지 분명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이곳에서 대전 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습니다. 산들바람도 적당히 불어서 흘렀던 땀을 식혀 줍니다.



 저 아래쪽으로도 찾아볼 유적들이 있지만 힘들어서 도저히 내려갈 수가 없었습니다. ㅡㅡ;



 이곳에는 봉수대가 있었다고 합니다. 역시 지금은 그 터만 남아 있습니다. 신호를 보내는 곳답게 전망이 아주 좋은 곳에 있네요.



 이곳은 남문이 있었던 곳입니다. 이쪽으로도 통로가 나 있고, 지도를 살펴봤을 때 이쪽으로 나가서 능선을 따라가면 계족산 정상으로 갈 수 있고 다른 쪽으로는 비래동 쪽으로 내려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쪽으로 나가볼까 하다가 완전 등산로인 것 같아 그냥 왔던 길로 내려가기로 합니다. ㅡㅡ;



 계족산성의 높이는 해발 423m인데 맞은편에 있는 계족산 정상과 거의 높이가 비슷합니다.



 이제 조금씩 날이 어둑해지기 시작합니다. 성 내부에 있는 오솔길 주변으로 꽃들이 꽤 예쁘게 피어 있습니다.



 대전시내 뿐만 아니라 반대쪽으로 눈을 돌리면 드넓은 대청호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블로거는 등산을 별로 즐기지 않는데, 여기 올라와서 바람을 쐬며 경치를 둘러보자니 사람들이 왜 등산을 좋아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해가 완전히 지기 전에 내려가야겠지요? 다시 서문 쪽에 설치된 계단을 통하여 내려갑니다. 다시 한 번 확인하지만 정말 방어력 하나는 최고일 것 같은 지형입니다.



 올라왔던 길로 벌레에 시달리며 내려오니, 입구에 도착할 쯤 해가 완전히 넘어갔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며 달이 밝게 떠서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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