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스토리가 블로그 백업 서비스 종료를 선언하였습니다. [공지] 물론 함께 종료를 선언한 서비스가 몇 가지 더 있습니다만, 블로거가 거의 쓰는 일이 없었던 트랙백과 API 서비스와는 달리 백업 서비스의 경우 티스토리 전체의 명운과 관련된 것이 아닌가 싶어, 걱정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 일단 티스토리 운영측의 입장은 명확합니다. '이미 데이터 복원 기능이 없어진 지 오래인데, 굳이 복원도 불가능한 백업 기능을 남겨둘 이유가 없다.' 일견 합당한 생각입니다. 굳이 긍정적으로 보자면, 현재의 백업 기능은 블로그 복원에는 무용지물이 된 데다 블로거들이 타 플랫폼으로 이주하는 데 악용(티스토리의 입장에서)되고 있는 게 현실이니, 백업 기능을 차단하여 티스토리 블로거의 감소를 최대한 어렵게 만들어 보겠다는 의도로 해석되기는 합니다.


 - 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긍정적으로만 해석할 수 없는 이유가 제법 많다는 점입니다. 우선 카카오는 다음과 합병한 이후 지속적으로 옛 다음 시절의 서비스를 종료하거나, 카카오의 이름으로 간판을 바꾸어 왔습니다. 카카오톡과 겹치는 마이피플이 사라진 것을 비롯하여, 다음 지도는 카카오맵으로 흡수, TV팟은 카카오TV에 흡수통합되어 사라질 예정으로 있는 등등.


 - 다음이 티스토리 인수 이전부터 운영하던 다음블로그는, 서비스는 지속중이지만 사실상 관리를 포기한 상태로 수 년이 지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티스토리의 중요 서비스가 폐지되는 것이 티스토리 자체의 단계적 폐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당연합니다.


 - 특히 백업 기능의 폐지는 티스토리가 타 서비스형 블로그(특히, 네이버 블로그)에 대해 가지고 있던 중요한 이점 하나를 없애는 것을 의미하기에, 티스토리 블로거들의 우려와 반발은 충분히 납득할만한 일입니다. 일단 블로거가 생각하는 티스토리의 차별점이라면


1. 디자인이나 운영의 높은 자유도

2. 강력한 백업 기능

3. 업로드 시각을 과거시점으로 설정 가능


등이 있겠습니다만, 3번은 이미 올해 봄에 사라졌지요(심지어 제대로 예고도 하지 않고 갑자기 기능을 없애서, 많은 유저들의 반발을 산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사실상 저 세 가지가 사람들을 네이버에서 티스토리로 끌고 오는 원동력이었는데, 이미 하나가 없어지고 남은 둘 중 하나도 곧 폐지한다니 블로거의 입장에서는 어찌 생각해야 하겠습니까?


 - 거기에 카카오의 서비스 중에서 이미 블로그를 대신할 수 있는 '브런치'가 존재한다는 것도 걱정을 키웁니다. 물론 브런치를 기존의 블로그 서비스와 동일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기존 블로그의 역할을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카카오는 역할이 겹칠 경우 과거 다음의 서비스들을 미련없이 내쳐버리는 모습을 많이 보여 왔습니다.


 - 물론 '블로그'라는 콘텐츠의 특성상, 카카오가 무턱대고 티스토리를 닫는 것은 자폭행위에 가깝습니다. 한국 2위의 블로그 서비스, 수많은 양질의 블로거들이 십여 년간 쌓아올린 데이터의 축적량은 결코 무시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서비스를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활용가치가 충분하지요. 다음이 그걸 제대로 활용하지 않았을 뿐


 - 브런치가 얼마나 흥하고 있는지는 (사용을 하고 있지 않으니) 잘 모르겠지만, 축적된 데이터의 양에서 티스토리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티스토리를 날린다? 자폭도 이런 자폭이 없지요. 카카오 경영진이 제정신이라면, 이걸 제대로 활용하지 않을망정 그대로 날려먹는 바보짓은 하지 않을 겁니다.


 - 하지만 최근 카카오의 사업확장이 지지부진한 것을 생각하면 확신은 못 하겠습니다. 그나마 출구전략이 될 만한 것이라면 티스토리의 명칭이 카카오XX로 바뀌거나 카카오스토리(+다음블로그)와 합병하고, 전체적인 틀은 셋 중 가장 잘 검증된 티스토리의 체제 중심으로 가는 것이겠습니다. 그런데 블로거가 카카오의 내부사정을 모르니,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모르겠군요.


 - 결론적으로 블로거는 티스토리가 그렇게 쉽게 사라질 만큼 허약한 플랫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백업 기능이 사라지는 이상, 만약에 대비하여 플랜 B를 세워둘 필요는 있어보입니다. 아마도 많은 티스토리 블로거들이 설치형 블로그(워드프레스라든지)로 이전하는 것을 고려하실테고, 블로거도 일단은 티스토리 폐쇄 대비용으로 설치형 블로그를 함께 돌려볼 생각입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만약'에 대비하는 것으로 끝나면 좋겠습니다마는.



 - 현재 총통선거에 출마한 후보는 총 세 팀으로, 차이잉원-첸젠런(민주진보당/무소속), 주리룬-왕루쉬안(중국국민당/무소속), 쑹추위-쉬신잉(친민당/민국당)이 후보로 등록하였습니다. 중국국민당의 경우 본래 총통 후보자는 훙슈주(중화민국 입법원 부원장)였으나, 중국국민당과 후보 본인의 지지도가 추락을 거듭하자 10월 17일 전격적으로 후보를 주리룬(신베이 시장, 중국국민당 주석)으로 교체한 바 있습니다.


 - 범람연맹에서 둘, 범록연맹에서 하나 출마한 모양새인데, 본래 범록연맹 쪽에 후보 한 명이 더 있었습니다. 민주진보당 창당멤버였고 당 주석(대표)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무소속 정치인인 스밍더(1941-)입니다. 2000년 탈당 이후 천수이볜과 대립, 천수이볜 집권 당시 반정부 활동을 전개한 바도 있습니다. 그래도 어쨌든 민주진보당의 원로급 인사이기 때문에 민주진보당 쪽에서 바짝 긴장하였으나, 타이완의 선거 규정상 무소속 총통후보는 27만명의 추천 서명을 받아야 하는데 이에 실패하여 ㅡㅡ; 실제 출마는 무산되었습니다.


 - 현재 선거의 판세는 차이잉원 후보의 독주 아래, 범람연맹의 두 후보(주리룬, 쑹추위)간 단일화 압력이 존재합니다. 쑹추위 후보는 일단 선거전 완주를 공언하고 있으며, 차이잉원의 독주가 가속화되며 '단일화를 해도 패배하는' 분위기가 강해진 이후로는 단일화를 추진할 동력도 비교적 약해진 상황. 다만 쑹추위 측의 지지도가 상당히 하락한 상황이라 막판 단일화의 가능성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2015년 6월~11월 사이의 여론조사 결과 모음. 출처 위에서부터 차이잉원/훙슈주-주리룬/쑹추위]


 - 그 외 소소한 특이점으로, 타이완의 총통선거는 입법의원(국회의원) 총선거와 함께 치러지며, 후보자 등록과 유세 등의 선거 일정 또한 동일합니다. 그리고 후보자 번호를 추첨식으로 결정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문제되는 '번호 보고 찍기'가 불가능합니다. 이번 총통선거 후보자들은 세 진영 모두 정부후보가 남-녀 조합에 서로 다른 당 후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1. 정세(1) : 양안관계


 - 중국이 타이완을 국력으로 압도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양 진영의 양안관계 인식에도 변화가 불가피하게 되었습니다. 중국국민당의 기조는 초기의 '본토수복'노선에서 이제는 양안간 우호관계를 대표하는 정당처럼 인식될 정도가 되었으며 ㅡㅡ; 민주진보당 역시 초기의 강경한 독립주의 노선에서 상당히 후퇴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 다만 어느 노선을 걷더라도 경제면에서는 이미 타이완이 중국 대륙에 상당 부분 의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수출의 40% 이상을 중국이 담당하고 있을 정도. 이러한 배경에서 2011년 1월 양안간의 (사실상) FTA인 '양안경제협력구조협의(ECFA)'가 발효되었는데, 이에 대한 여론의 역풍이 상당했고 민주진보당이 강하게 반발하여 한국에나 있을 줄 알았던 국회 공성전까지 벌어졌습니다. 2013년에는 서비스-노동분야에 대한 협정이 추가로 이루어졌는데, 이에 대한 비준에 반대하여 2014년 대학생들이 입법원에서 점거농성을 벌이기까지 했습니다.


[2010년 입법원 공성전 亂!]


 - 여기에 2014년 홍콩의 우산 혁명 이후 타이완 여론의 대(對)중국 인식이 급격히 악화됩니다. 중화민국이 본토를 수복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니 양안의 통합은 결국 타이완이 중국에 흡수통합 되는 형태일 가능성이 높은데, 여기서 그나마 현실적인 방안인 홍콩식 '일국양제'가 바로 그 홍콩에서 흔들리는 것을 지켜본 여론이 '중국을 믿을 수 없다'는 쪽으로 크게 이동했기 때문. 마잉주 총통은 부랴부랴 홍콩의 시위대에 대한 지지성명을 발표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중국국민당은 여론의 역풍을 제대로 맞고 말았습니다.



2. 정세(2) : 경제난


 - 1980~1990년대 전성기를 누린 타이완의 경제는 2000년대 이후 심한 침체를 겪고 있습니다. 특히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에는 경제성장률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정부 부채비율 역시 급증하는 등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는 중. 비록 정부의 금과 외환 보유량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장기화되는 경기 침체는 서민경제에 직격탄을 날려 노동자 임금이 1990년대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하락해 있습니다. 2010년 기준 타이완 대졸자의 평균 초봉은 22624 대만달러, 약 80만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2006년 이후 타이완 경제성장률. 출처]


 - 여기에 꾸준히 이루어져 온 타이완 자본의 중국 진출은 결과적으로 타이완 내 산업체의 중국 이전으로 이어지고, 이는 타이완 내 일자리의 감소로 연결되며 서민경제의 침체를 가속화시켰습니다. 서민경제의 침체는 출산율 감소로, 출산률 감소는 잠재성장률의 지속적 감소로 이어지기에 타이완 경제의 앞날은 상당히 어둡다 하겠습니다.


 - 마잉주 정부가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려 한 것은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든 타개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행보는 타이완 경제의 중국 예속을 심화시킬 뿐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으며, 특히 2차로 협의된 서비스-노동시장의 경우 중국의 값싼 노동력이 유입되어 타이완의 일자리가 잠식당할 것이라 하여 거센 반발을 불러왔습니다. 2014년 타이완 입법원 점거사태가 바로 이 때문에 발생한 것입니다. 대학생이 점거를 주도한 것은 청년층이 이 협정에 큰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입법원 점거농성. 출처]


 - 이에 대하여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일단 양대정당의 총통후보가 모두 TPP 가입 추진을 공약하였으며, 단지 중국 측의 반응이 큰 변수가 되는 상황. 중국이 TPP에 참여할 경우 타이완은 자연스레 밀려날 가능성이 높은데, 중국은 TPP에 대항한 새로운 경제협정(RCEP) 체결을 추진 중이기 때문에 단시일 내에 가입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다만 정치적으로는 TPP 가입 시 타이완의 공식 국가명이 논란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3. 정부 : 레임덕과 '9총통'


 - 총체적 난국 속에 마잉주 정부는 말 그대로 여론에게 두들겨 맞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미 마잉주가 재선에 성공한 직후부터 여론은 좋지 않아서, 2013년 9월 여론조사에서 마잉주 총통의 지지율은 9.2%라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하였습니다. 이후로도 검찰의 국회 도청 사건, ECFA 확대 반대, 홍콩 우산 혁명 등 악재들이 계속 튀어나오면서 추락한 지지율은 올라올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2013년 9월 여론조사 결과. 출처]


 - 워낙 여론이 좋지 않아 2014년에는 민주진보당 측에서 탄핵까지 거론하는 최대 위기를 맞기도 하였는데, 마잉주의 모친상 중에 민주진보당 입법의원이 빈소에서 행패를 부리는 일이 벌어지면서 ㅡㅡ; 여론의 역풍을 맞는 바람에 마잉주는 한 숨 돌릴 수 있었습니다. 다만 여론이 크게 변화한 것까지는 아니라서 2014년 11월 지방선거에서는 중국국민당이 참패하였고, 이에 책임을 지고 마잉주는 중국국민당 주석직을 사퇴하기에 이릅니다.


 - 2015년 2.28 사건 추모식에서는 커원저 타이베이 시장에게 악수를 청했다가 거절당하는 일을 겪기도 하였고(커원저는 2.28 희생자의 후손), 대중에게는 자신의 이름과 지지율을 겹쳐 '9총통(九總統)'이라 불리며 조롱당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나마 2015년 11월 7일 전격 성사된 '양안 정상회담'이 반등의 계기가 되었는데, 양측 정상이 국가원수 자격으로 만난 것은 국부천대 이후 최초의 일이라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마잉주와 시진핑. 출처]


 - 이 회담에서 두 정상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했는데, 다분히 이번 총통선거를 겨냥한 행보로 보입니다. 일단 정상회담을 기회로 마잉주 정부의 지지율은 19%로 두 배나 ㅡㅡ; 상승했고, 주리룬 후보의 지지율도 소폭이나마 상승했지만 돌아선 여론을 돌려놓기에는 한참 부족해 보입니다. 정상회담에서 천명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하여도 반응이 그다지 좋지만은 않은데, 직후의 여론조사에서는 46.7%가 새 입법의회에서 마잉주의 제안을 기각해야 한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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