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Symphony No.6 in F Op. 68 <Pastorale>

연주 : 서울교육대학교 에듀필 (2011 가을 연주회(1, 2악장)),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12 정기연주회(1, 2악장))


 - 1800년대 초의 비엔나는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는 대도시였지만, 인구밀도가 높았기 때문에 조금만 교외로 나가도 푸른 숲과 자연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베토벤은 젊어서부터 이러한 비엔나 교외의 마을을 자주 드나들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곤 했는데, 그러한 경험이 교향곡 작곡의 원천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교향곡 6번은 5번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작곡이 진행되어, 같은 연주회에서 함께 초연되었는데 당시에는 5번과 6번의 순서가 바뀌어 있었습니다. 이 연주회는 베토벤의 작품만으로 세 시간 이상을 진행하는 대규모의 연주회였는데, 베토벤의 작품이 워낙 파격적이기로 유명해서 이 연주회 또한 평가가 엇갈렸다고 합니다. 한편 6번은 베토벤이 직접 표제를 붙였기 때문에 '표제 교향곡'의 효시로 평가되기도 한데, 정작 베토벤은 표제에 별 의미를 두진 않았다는군요.


[후기] 그냥 무난합니다. 특이하게도 블로거는 두 번의 연주회를 모두 1, 2악장만 잘라서 연주해봤는데 3악장부터는 트롬본이 들어오기 때문에 편성 문제로 자른 것이었습니다. ㅡㅡ; 아마추어 쪽에서는 악기 편성 문제가 꽤 크니까요.




Antonin Dvorak (1841-1904)
Symphony No.7 in b Op. 70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11 정기연주회/클라리넷)

 - 드보르자크의 교향곡은 총 9개의 작품이 있지만, 한때는 그 중 후기의 5곡에만 번호가 붙어 있던 적도 있었는데 이는 4번 이전의 초기 작품은 오랫동안 거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초기의 무명 시절을 보내고, <슬라브 무곡> 시리즈와 <스타바트 마테르> 등의 잇따른 성공으로 드보르자크는 일약 유명 작곡가의 대열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이 무렵 그의 작품 중 <스타바트 마테르>와 교향곡 6번이 영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이를 바탕으로 그는 영국으로부터 다양한 작품의 작곡 의뢰를 받았습니다. 그 중 런던필하모닉협회에서 새로운 교향곡 작곡을 의뢰받고 만든 작품이 바로 교향곡 7번입니다. 드보르자크는 친구이자 후원자인 요하네스 브람스(1833-1897)를 의식하여, 작곡에 매우 심혈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후기] 드보르자크의 교향곡은 앞 번호일수록 난이도가 높다는 속설(?)이 있는데, 실제로 7번은 8번이나 9번보다 한결(은 개뿔 미친듯이) 어렵습니다. 2악장은 거의 클라리넷이 주인공of주인공인데, 운 좋게도 이 때 클라리넷을 잡는 바람에 기억에 남는 연주를 할 수 있었죠. 물론 연주 자체는 그렇게 마음에 들게 되진 않았습니다. 클라리넷을 놓은지 꽤 돼서 이젠 연주하래도 못하겠네요.




Igor Stravinsky (1882-1971)
<Firebird> "Finale"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11 정기연주회)

 -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세계를 이해하는 키워드라면 역시 많은 러시아계 음악가들에게서 보이는 대륙적 감성, 스승인 림스키코르사코프에게서 전수받은 관현악 기법, 그리고 일생에 걸쳐 계속 작풍을 바꾸어가는 끊임없는 도전과 변신일 것입니다. 1900년대 후반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신진 작곡가이던 스트라빈스키의 초기작품을 파리의 유명 발레 기획자인 세르게이 디아길레프(1872-1929)가 듣고 깊은 인상을 받은 것이 그가 출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디아길레프는 당시 진척이 부진하던 발레 <불새>의 음악 제작을 스트라빈스키에게 위촉했고, 촉박한 시간이었지만 6개월 남짓한 기간에 완성된 발레음악은 1910년 파리 오페라극장에서 발레와 함께 초연되어 커다란 성공을 거둡니다. 이 시기의 스트라빈스키는 자신만의 색채를 갖춘 그럭저럭 무난한 음악을 보여주는데, <불새>의 성공을 바탕으로 3년 후 초연된 <봄의 제전>은 그야말로 전위(前衛)적인 모습을 보이며 음악계를 그야말로 들쑤시는 존재가 되어버립니다.

[후기] 아마도 아마추어에서 전곡 연주는 듣기 어렵겠죠? 당시에 왜 이 곡이 선택되었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Bedrich Smetana (1824-1884)
<Ma Vlast> "Vltava"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11 정기연주회)

 - 19세기 무렵 체코 지역은 오스트리아가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체코 출신의 대작곡가로 유명한 인물은 단연 드보르자크(1841-1904)를 들 수 있겠지만, 엄밀한 의미의 체코 '국민'음악가라면 스메타나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스메타나는 청력 상실로 고생하던 말년에 6곡의 연작 교향시를 만들고, 이를 하나로 묶어 <나의 조국>이라는 표제를 붙였습니다. 각각의 곡은 체코의 자연, 문화, 역사를 종합적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곡이 2번 "몰다우(체코어로는 블타바)"입니다. 몰다우강은 엘베강의 지류로 중간에 프라하를 지나가는데, 스메타나는 이 곡에서 몰다우강의 발원부터 강의 흐름, 주변 주민들의 삶을 매우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후기] 강의 흐름을 묘사하는 부분들은 정말 아름답죠. 또 상당히 까다롭기도 하고요.





Jean Sibelius (1865-1957)
<Finlandia> Op.26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11 정기연주회)


 - 20세기 초까지 핀란드는 러시아 제국의 영토였고, 민족주의가 발흥하면서 핀란드 지역에도 이런저런 독립운동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핀란디아>는 1899년 핀란드 언론인을 위한 연금 모금 행사......를 가장한 민족주의 언론 지원 기금 마련 행사에서 처음 연주되었고, 당시 행사에서는 총 7곡이 연주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이 작품은 서유럽에도 알려지며 큰 호평을 받았고, 이듬해 출판되기도 하였지만 당연히 핀란드 내에서는 러시아에 의해 금지곡으로 지정됩니다. 물론 이 작품은 지하에서 몰래몰래 연주되었고, 탄압을 피하기 위해 <즉흥곡>이나 <핀란드의 봄에 들어오는 즐거운 기분>(?!) 따위의 가짜 표제를 달곤 했다는군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핀란드가 독립하면서 이 작품은 당당히 연주할 수 있게 되었고, 이후 베이코 코스켄니에미(1885-1962)가 후반부 멜로디에 가사를 붙여 현재는 핀란드 제2국가(國歌) 쯤의 위치에 있습니다. 동영상은 합창이 붙은 버전인데 시벨리우스의 원곡에는 합창은 없습니다.


[후기] 이 작품도 인기 있는 편이죠. 아무래도 한국의 근대사 역시 비슷한 측면이 있다보니 더 인기가 있는 것일지도 모르고, 순수하게 음악 자체로만 놓고 봐도 주제의식이 상당히 명쾌하기 때문에 듣기에 편한 작품입니다.





Pyotr Ilyich Tchaikovsky (1840-1893)
<The Nutcracker> Suite Op. 71a
연주 : 중앙대학교 루바토 (2011 가을 연주회)


 - 차이콥스키가 작곡한 3대 발레곡 중 하나. 원작은 독일의 작가 E. T. A. 호프만(1776-1822)의 동화로, 차이콥스키의 발레곡은 마리우스 프티파(1822-1910)가 2막 3장으로 각색한 대본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차이콥스키는 이 곡의 작업에 어려움을 느끼고, 발표를 한 시즌 미루면서 미국과 서유럽으로 연주 여행을 떠납니다. 이 시기 동생이 사망하는 등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여행 과정에서 악상을 채운 차이콥스키는 귀국 후 본격적으로 곡을 완성시킵니다. 발레는 중간에 안무가가 교체되는 등 많은 우여곡절 끝에 작곡 9개월 후에야 초연되었고, 평도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후 차이콥스키가 편곡하여 내놓은 관현악 모음곡은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발레 또한 이후에는 크게 인정받아 현재는 미국 발레단 공연수입의 40% 가까이를 차지할 만큼 인기 레퍼토리가 되었습니다.


[후기] 전곡 연주보다는 한 곡을 뽑아 앙코르 연주로 해 본 기억이 더 많네요. 역시 편성 문제(그놈의 하프 등등) 때문에 아마추어에서는 전곡을 모두 연주하는 경우는 많지 않고, 구하기 어려운 악기가 들어있는 몇몇 곡을 빼고 연주하는 게 보통.





Aram Khachaturian (1903-1978)
<Masquerade> Suite
연주 : 한국 대학생 연합 오케스트라 KUCO (2011 여름 연주회)

 - 원곡은 미하일 레르몬토프(1814-1841)가 쓴 동명의 희곡에 붙인 극음악입니다. 원작 희곡은 당시 러시아 제국의 부패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다고 하니, 사회주의 국가인 소련에서 인기있었을 법합니다. 하차투리안은 여러 극음악 중에서 5개의 곡을 뽑아 관현악용으로 편곡하였는데, 순서대로 Waltz(왈츠), Noctune(녹턴), Mazurka(마주르카), Romance(로망스), Galop(갈롭)입니다. 특히 대중적으로 유명한 곡은 1번 왈츠.


[후기] 전곡 연주보다는 주로 1번 왈츠를 앙코르 때 많이 연주해 보았습니다. 전곡 연주도 꽤 재미있는 곡이긴 하죠. 언제던가 하나클랑에서 앙코르로 연주하던 때는 트롬본이 무대에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그냥 연주를 시작한 전설적인 일화도 있었던, 재미있는 기억이 많은 작품이네요.




Pyotr Ilyich Tchaikovsky (1840-1893)
 Symphony No.5 in e Op.64
 연주 : 한국 대학생 연합 오케스트라 KUCO (2011 여름 연주회, 2014 겨울 연주회),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14 신입생 환영 연주회), 서강대학교 ACES (2015 가을 연주회)

 - 차이콥스키는 1880년대 후반쯤이 되면 전 유럽에 알려진 유명한 작곡가가 되어 있었습니다. 나데주다 폰 메크 백작부인에게 거액의 후원을 받던 차이콥스키는 1888년 초 모스크바 근교의 작은 마을로 이주하였고, 이곳에서 교향곡 5번의 작곡에 착수하여 8월에 완성합니다. 이후 11월에는 자신의 지휘로 초연되었는데, 청중에게는 호평을 받았지만 비평가들은 상당히 박한 평가를 내렸다고(차이콥스키는 지휘자로는 상당히 저질이었다니 어쩌면 지휘가 신통찮아서였을지도). 흥미롭게도 차이콥스키 스스로도 이 곡을 별로 좋아하진 않았다는군요.

[후기] 무난하게 좋아하는 곡 중 하나. 차이콥스키의 교향곡은 4번과 6번이 모두 굉장히 빡센(?) 곡이다보니, 아마추어 쪽에서는 5번이 가장 인기 있습니다. 작품 내적으로도 꽤 서정적이면서 마무리가 명쾌하니까요. 이 곡은 정말 클라리넷으로 평생 한 번 연주해보고픈데, 1악장의 클라리넷 솔로 부분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매력이 있거든요. 어느새 4번째 연주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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