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an Sibelius (1865-1957)

Violin Concerto in d Op.47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14 신입생 환영 연주회)


- 본래 시벨리우스는 바이올린 연주자를 목표로 하고 있었지만, 무대공포증과 자신감 부족을 극복하지 못하고 작곡으로 완전히 전향한 개인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그 뒤로도 시벨리우스 자신은 바이올린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버리지는 않았고, 이런 사정이 있다 보니 바이올린에 대한 이해 또한 상당히 깊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그의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입니다. 이 작품은 1903년 완성되어 이듬해 초연되었지만 당시 연주는 협연자의 능력 부족으로 엉망이 되었고, 이후 시벨리우스는 전체적인 틀을 일부 개정하여 1905년 다시 공개하였는데 이 연주는 성공적이었다고 합니다.


[후기] 아마추어 악단의 협주곡 연주는, 연주도 연주지만 협연에 대한 감상 그 자체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한 적이 있지요.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바이올린 협주곡이기도 합니다.





Johannes Brahms (1833-1897)

Symphony No.4 in e Op.98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13 10주년 기념 연주회)


- 브람스의 마지막 교향곡. 브람스의 네 교향곡을 1-2번과 3-4번의 두 묶음으로 나누면, 앞의 두 곡이 비슷한 시기에, 뒤의 두 곡이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작품들입니다. 브람스는 3번 교향곡을 완성한 다음 해인 1884년에 새로운 교향곡의 작곡을 시작, 그 해 여름 휴가에서 앞의 두 악장을, 다음 해 여름 휴가에서 뒤 두 악장을 완성하였습니다. 곡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어둡고 지나치게 복고적이라는 인식이 있어 발표 초기에는 평이 엇갈렸으나, 반대로 매우 혁신적인 작품이라는 상반된 해석도 존재합니다.


[후기] 브람스의 교향곡을 연주할 때 가장 까다로운 점이라면, 역시 마디의 구분점과 리듬의 구분점이 어긋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일 겁니다. 이런 부분에서는 일단 마디수 세는 게 굉장히 어렵고, 곡의 느낌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도 헷갈려서 연주가 전반적으로 어그러지기 쉽거든요. 연주를 해 보면 자기가 어디를 쫓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라, 곡 전반에 걸쳐 정신줄을 꼭 잡고 있어야 합니다. 블로거는 이 곡까지 브람스 교향곡 4개 중 2번을 뺀 나머지 세 개를 모두 해 봤습니다. 2번은 언제 연주를 할 수는 있을까요?





Dmitry Shostakovich (1906-1975)

Festive Overture Op.96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13 10주년 기념 연주회)


 - 1954년에 개최된 10월 혁명 37주년 기념 연주회를 위하여 작곡되었습니다. 음악회의 지휘를 맡은 바실리 네볼신(1898-1958)의 부탁을 받아 만들었는데, 부탁을 받은 시점은 불과 연주회 1주일 전이었고 ㅡㅡ; 그걸 또 수락한 쇼스타코비치는 불과 3일만에 곡을 완성한 후 연주회 전날 악보를 넘겨, 연주회는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급하게 작곡된 작품임에도 특유의 화려함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작품이 되었고,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의 주제곡으로도 사용된 바 있습니다.


[후기] 블로거는 이 작품과 은근히 인연이 많습니다. 우선 군복무 시절에 한 번 연주를 해 봤고(당시 블로거는 클라리넷 초보였고, 군악대 분위기에서 이걸 연습하느라 죽는 줄 알았습니다. ㅡㅡ;), 오케스트라 버전으로도 연주를 해 봤죠. 당시 곡의 파트보를 구하지 못해 직접 파트보 제작을 맡아 했는데, 급하게 만든 곡이라서 그런지 구조 자체는 상당히 단순해서 작업을 하면서 Ctrl+CV를 엄청나게 눌러댄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아무튼 이 곡은 또 해 보고 싶네요.





Johannes Brahms (1833-1897)

Symphony No.3 in F Op.90

연주 : 건국대학교 KUPhil (2013 가을 연주회)


- 브람스의 교향곡 3번은 1883년 여름~가을에 걸쳐 작곡이 진행되었고, 전작인 2번 완성 후 6년이 지나 만들어졌습니다. 전작 완성 이후 꽤 긴 시간이 지났지만 작곡 자체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그가 이전에 구상해 두었던 이런저런 악상들을 바탕으로 곡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브람스는 여름 휴가 동안 곡의 기본적인 틀을 거의 만들었고, 비엔나로 돌아온 이후 관현악 편곡과 소소한 개정을 거쳐 가을에 완성하였습니다. 초연은 같은 해 12월에 한스 리히터(1843-1916)의 지휘로 연주되었고, 상당한 호평을 받았습니다.


[후기] 개인적으로는 느린 악장을 아주 좋아합니다. 특히 3악장 처음의 첼로 연주는, 첼로 연주자라면 절대 놓칠 수 없죠. 예전에 많이 읽었던 관현악법 교재에서는 이 부분을 두고 "왜 바이올린도, 비올라도 아닌 첼로였을까?"라는 질문으로 썰을 풀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Johannes Brahms (1833-1897)

Hungarian Dances

연주 : 건국대학교 KUPhil (2013 가을 연주회(5번)), 서울교육대학교 에듀필 (2015 가을 연주회(1번))


- 브람스는 20세 무렵 헝가리 출신의 바이올린 연주자인 에두아르트 레메니(1828-1898)와 연주여행까지 함께 할 정도로 깊은 관계를 맺었는데, 특히 레메니를 통하여 헝가리의 집시 음악을 접한 브람스는 깊은 인상을 받고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연구는 1869년과 1880년 두 차례에 걸쳐 총 4집 21곡의 피아노 연탄곡(두 사람이 연주하는 피아노곡)으로 결실을 맺었고 큰 인기를 얻게 됩니다. 다만 1869년의 작품 발표 이후 헝가리 출신 음악가들이 표절 의혹을 제기하였고, 법정 소송까지 치렀지만 브람스 자신이 '편곡자'임을 명시해두는 바람에 흐지부지되는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후기] 주로 1번과 5번만 떼어 앙코르 곡으로 많이 연주하죠. 저 두 곡이 워낙 넘사벽으로 유명해서, 아마추어에서 전곡 연주를 볼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5번의 트리오는 느리게 늘여서 연주하는 지휘자와 앞뒷 부분과 비슷한 템포로 연주하는 지휘자로 갈리죠.





Camille Saint-seans (1835-1921)

Introduction et Rondo Capriccioso Op.28

연주 : 서강대학교 ACES (2013 가을 연주회)


- 바이올린 협주곡의 형태를 띤 이 작품은 파블로 데 사라사테(1844-1908)과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라사테는 당대 최고의 바이올린 연주자 중 하나였고(그가 자신의 실력을 자랑(?)하려고 만든 작품이 바로 유명한 <치고이네르바이젠>), 그의 연주를 본 생상스는 강한 인상을 받고 사라사테를 위한 바이올린 곡을 만들어 헌정하는데 바로 이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입니다. 단일 악장으로, 느린 서주와 상당히 변형된 론도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후기] 항상 언급하지만 아마추어 악단이 연주하는 협주곡은 협연자의 연주를 함께 감상하고 받쳐주는 것이라고 봐야겠죠. 큰 해프닝이라도 있지 않고서는 협연자가 연주를 어떻게 했는지 정도가 기억에 남습니다. 이 곡의 연주는, 괜찮았던 것 같네요.





Antonio Vivaldi (1678-1741)

Violin Concerto <Four Seasons> Op.8

연주 : 서울교육대학교 에듀필 (2013 봄 연주회("봄"))


- 바이올린 연주자이기도 했던 비발디는 생애에 걸쳐 다수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작곡하였고, 그 중 단연 가장 유명한 작품이 <사계>입니다. 이 작품은 4개의 협주곡이 모인 형태로, 본래는 12곡으로 구성된 <화성과 창의의 시도> 중 앞의 네 곡이었으나 이들이 큰 인기를 끌면서 따로 독립시켜 현재의 이름으로 부르게 된 것입니다. 각각의 곡은 빠른-느린-빠른 악장으로 구성된, 고전적 협주곡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후기] 바로크~고전파 정도까지 등장하는 오케스트라 첼로는 기술적으로 난이도가 낮고, 주로 단순한 저음 반주를 맡게 됩니다. 당시 첼로 연주법은 지금과는 달라서 양 다리 사이에 낑겨놓고 연주를 하는 형태였고, 그런 불안정한 폼으로는 빠른 패시지를 연주하기 어려웠으니까요. <사계> 또한 첼로만 따로 떼어놓으면 첼로 교본 앞부분같은 단순한 모양이지만, 합주를 해 보면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준다는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Symphony No.35 in D K.385 <Hafner>

연주 : 서강대학교 ACES (2013 봄 연주회/클라리넷)


- 비엔나로 진출한 이후 모차르트와 아버지(레오폴트 모차르트) 사이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었고, 아버지가 반대하는 결혼을 모차르트가 강행하면서 관계는 더 악화되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레오폴트는 잘츠부르크의 신흥 귀족인 하프너 가문으로부터 행사에 쓸 음악의 작곡을 의뢰받고, 이를 아들에게 전달하였습니다. 당시 모차르트는 <후궁으로부터의 탈출> 작곡에 매달려 있느라 상당히 바빴는데, 부자관계를 더 악화시키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급하게 세레나데 형식의 작품을 만들어 보내게 됩니다. 그런데 날림으로 만들었긴 하지만 작품 자체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지, 모차르트는 세레나데를 약간 손보아 교향곡으로 만들었고 그것이 지금 알려진 <하프너> 교향곡입니다.


[후기] 아마추어에서 클라리넷은 비교적 인원이 많기 때문에 어디 객원을 가는 게 쉽지 않죠. 그래도 배워둔 게 있으니 써먹을 기회는 생기게 되네요. Bb 클라리넷으로는 #이 많이 붙게 되지만 그래도 못해먹을 수준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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