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yotr Ilyich Tchaikovsky (1840-1893)

Slavonic March Op.31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09 정기연주회), 중앙대학교 루바토 (2011 가을 연주회)


 - 이 작품은 1876년 발발한 세르비아-투르크 전쟁(나중에 러시아-투르크 전쟁으로 확대)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습니다. 민족주의가 발흥하던 시대에 이 전쟁은 슬라브 민족 전체의 전쟁으로 선전되었고, 슬라브 민족의 맹주를 자처하는 러시아는 전쟁에 직접 참여하기 전부터 이미 세르비아를 지원하는 입장에 있었습니다. 당시 모스크바 음악원의 원장이던 니콜라이 루빈슈타인의 주도로 상이군인에 대한 의연금을 모금하는 자선 음악회가 개최되었는데, 이 작품은 루빈슈타인의 위촉을 받고 작곡한 것입니다. 작곡 배경이 배경이다보니 곡 전반에 슬라브 민요풍의 선율이나 러시아 황제 찬가 등 민족주의를 고취하는 요소들이 잔뜩 들어가 있습니다.


[후기] 보통 서곡 자리에 많이 들어가죠. 하나클랑에서 연주회를 할 땐 지휘자가 영 이상한(?) 사람이라 서곡-협주곡-교향곡의 일반적인 순서를 거꾸로 뒤집어 연주하는 바람에, 이 곡을 가장 마지막으로 연주했던 기억이 납니다.




Jacob Ludwig Felix Mendelssohn-Bartholdy (1809-1847)

Symphony No.4 in A <Italy>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09 신입생 환영 연주회)


 - 부유한 은행가 집안에서 태어난 멘델스존은 어려서부터 여러 차례 여행을 다니곤 하였으며, 이 때의 인상을 바탕으로 많은 작품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교향곡 4번 <이탈리아>의 경우는 1829~31년 사이 장기간의 유럽 여행 중 이탈리아에서 받은 인상과 느낌을 바탕으로 작곡되었고, 1833년 자신의 지휘로 초연되었지만 여러 차례 개작하여 출판은 그의 사후에야 이루어집니다. 4악장은 '살타렐로'와 '타란텔라'라는, 이탈리아에서 당시 유행하던 두 춤곡 양식을 따왔으며 매우 빠르고 격렬한 느낌으로 유명합니다.


[후기] 1악장이 보통 유명하긴 하지만 이 곡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4악장. 어려운만큼의 성취감(혹은 도취감)은 반드시 주는 부분이죠.




Antonin Dvorak (1841-1904)

Slavonic Dance No.10 in e (Op.72 No.2)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09 신입생 환영 연주회)


 - 평소 브람스를 존경하고 그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드보르자크는, 브람스가 <헝가리 무곡> 시리즈로 호평을 거두자 이에 자극을 받아 슬라브 민속음악에 바탕을 둔 모음곡 작곡에 착수합니다. 그는 이전부터 슬라브 음악에 대한 연구를 진행중이었고, 이를 바탕으로 총 8곡으로 된 피아노 연탄곡 <슬라브 무곡집> (Op.46)을 발표하여 성공을 거둡니다. 처음에는 가정 등에서 소규모로 연주할 것을 염두에 두고 작곡하였지만, 곡이 큰 인기를 끌자 관현악으로 편곡하였고 이후 8곡을 추가한 <신 슬라브 무곡집> (Op.72)를 새로 발표하여 총 16곡이 되었습니다. Op.72에 포함된 10번은 그 중에서도 가장 널리 연주되는 곡으로 유명합니다.


[후기] 곡의 인기에 비해서는 그렇게 많이 연주한 기억은 없습니다. 앙코르 곡으로도 한 번쯤 연주한 적이 있었지 싶은데 확실히 기억은 나지 않네요. 아무튼 워낙 유명하고, 길이도 적당하기 때문에 연주 자체는 많이 되고 있습니다. 정식 순서로도 많이 들어가고, 앙코르 곡으로도 많이 연주하죠. 2009년 당시에는 (이제 막 첼로를 다시 잡은 시점이라) 주선율을 첼로가 하이포지션으로 연주하는 부분이 상당히 까다로웠던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Pietro Mascagni (1863-1945)

<Cavalleria Rusticana> "Intermezzo"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09 신입생 환영 연주회), 서울교육대학교 에듀필 (2014 봄 연주회)


 -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마스카니의 데뷔 작품이자 실질적인 대표작으로, 1889년 밀라노의 한 음악출판사가 공모한 오페라 작곡 경연대회에 출품하여 대상을 차지한 1막 오페라입니다. 제목은 한국어로 '시골 기사도' 정도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마스카니는 이 작품 하나로 일약 유명 작곡가의 반열에 올랐지만 이후의 작품들은 신통치 않았고, 말년에는 무솔리니에 협력했다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재산이 몰수당하는 등 썩 매끄럽지 못한 최후를 맞게 됩니다.


[후기] 워낙 유명하고, 길이도 적당히 짧고, 연주 난이도 역시 크게 높지 않다보니 어느 오케스트라에서든 애용되고 뭔가 틈새가 생겼을 때 스페어(?)로도 많이 들어가는 작품입니다. 앙코르 연주에도 많이 쓰이고 블로거 역시 몇 번인가 앙코르 연주를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저기 연주목록에는 정식으로 기록에 남은 클래식 곡들만 올리다 보니 누락시키게 됐네요(사실 앙코르 곡은 별로 기억나는 게 없기도 하고).




Gioacchino Rossini (1792-1868)

<The Barber of Sevilla> Overture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09 신입생 환영 연주회), 서강대학교 ACES (2014 가을 연주회)


 - 보마르셰의 희곡 '피가로 3부작' 중 하나로,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과도 연계됩니다. 작곡을 벼락치기(?)로 하는 습관이 있었던 로시니는 이 작품 전체를 불과 3주만에 작곡해냈다고 합니다. 이 오페라의 초연은 청중들의 거듭되는 야유, 그리고 무대 위에서 벌어진 몇 가지 해프닝 때문에 굉장히 반응이 좋지 않았지만, 두 번째 공연부터는 대성공을 거두었으며 현재는 역사상 손꼽힐 정도로 많이 상연되는 인기 오페라가 되어 있습니다. 워낙 급하게 작곡을 진행하다보니 서곡은 그의 이전 작품들에서 몇 번이나 쓰인 곡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라고 하는군요.


[후기] 군대 다녀와서 첫 연주회. 맨 처음의 두 음은 지휘자마다 들어가는 스타일이 달라서 항상 집중해 보아야 하지요.




Johannes Brahms (1833-1897)

Symphony No.1 in c Op.68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06 정기연주회)


 - 이 곡의 초연은 1876년에 이루어졌지만 실제 작곡은 1850년대부터 시작했다고 합니다. 완성에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은 브람스가 베토벤의 업적을 강하게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우세한데, 당시 '교향곡'이라는 장르는 베토벤에 의해 정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있었던지라 브람스는 적어도 베토벤에 필적하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던 것이라고. 20여 년을 기다려 완성된 교향곡은 실제로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킬만한 대작이었고, 브람스를 지지하는 음악평론가 에두아르트 한슬리크(1825-1904)는 그러한 의미를 담아 이 곡을 "베토벤 교향곡 10번"이라 평하기도 했습니다.


[후기] 쉽지 않은 작품. 길이도 길고, 기술적인 난이도 역시 좀 있고, 무엇보다 브람스 특유의 마디 꼬아놓기 때문에 박자감각을 유지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곡이기도 하죠. 사실 브람스 교향곡은 손 돌아가는 문제보다도 이걸 음악적으로 맞추는 게 더 큰 문제.




Pyotr Ilyich Tchaikovsky (1840-1893)

Violin Concerto in D Op.35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06 정기연주회)


 - 동성애자였던 차이콥스키는 자신에게 강한 집착적 구애를 멈추지 않는 여제자와 마음에도 없는 결혼을 했지만, 당연하게도 결혼생활은 머지 않아 파탄지경에 처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찾아온 우울증을 회복하고자 차이콥스키는 스위스의 제네바 호수 근처로 요양차 떠나게 되는데, 이곳에서 자신의 제자인 바이올리니스트 요시프 코테크(1855-1885)와의 작업을 통해 바이올린 협주곡을 작곡하였습니다. 다만 코테크는 명성 있는 연주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곡은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거쳐 3년 후 아돌프 브로드스키(1851-1929)의 협연으로 초연됩니다. 당시에는 평가가 엇갈렸지만 현재는 차이콥스키의 대표곡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후기] 차이콥스키의 협주곡은 연주할 때 뭔가 비슷한 느낌 같은 게 있습니다. 정서랄까, 흐름이랄까, 오케스트레이션이랄까, 능력이 부족해서 뭐라 말로 정리하긴 어렵군요. 아무튼 바이올린 협주곡과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해보면 서로 비슷해보이는 무언가를 잡을 수 있습니다(예전에 이 두 곡을 실제로 헷갈렸던 경험도 있었고).





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The Abduction from the Seraglio> Overture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06 정기연주회)


 - 경우에 따라 <후궁으로부터의 유괴>로도 번역됩니다. 잘츠부르크를 완전히 떠나 비엔나에 정착한 모차르트의 초기 작품으로, '터키 국왕의 후궁(흔히 말하는 하렘)에 잡혀 있는 자신의 애인을 구출하는'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실제로 하렘은 이런 이미지와는 약간 달랐다고 하는데, 당시 유럽인의 편견이 다분히 담겨있는 줄거리로군요). 배경이 터키이다보니 음악도 터키 스타일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되어 있는데, 당시 유럽에서 유행하던 '터키풍'의 음악이란 다양한 타악기를 편성에 포함하는 경향이 있었고 <탈출> 또한 이를 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후기] 숨은 명곡. 듣기에도, 연주하기에도 꽤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아마추어 쪽에서 자주 연주되는 것 같지는 않은데 고전파 서곡 중에서는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작품. 고전파 곡 중에서 이 정도로 다양한 타악기가 활용되는 작품도 드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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