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itry Shostakovich (1906-1975)

Festive Overture Op.96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13 10주년 기념 연주회)


 - 1954년에 개최된 10월 혁명 37주년 기념 연주회를 위하여 작곡되었습니다. 음악회의 지휘를 맡은 바실리 네볼신(1898-1958)의 부탁을 받아 만들었는데, 부탁을 받은 시점은 불과 연주회 1주일 전이었고 ㅡㅡ; 그걸 또 수락한 쇼스타코비치는 불과 3일만에 곡을 완성한 후 연주회 전날 악보를 넘겨, 연주회는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급하게 작곡된 작품임에도 특유의 화려함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작품이 되었고,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의 주제곡으로도 사용된 바 있습니다.


[후기] 블로거는 이 작품과 은근히 인연이 많습니다. 우선 군복무 시절에 한 번 연주를 해 봤고(당시 블로거는 클라리넷 초보였고, 군악대 분위기에서 이걸 연습하느라 죽는 줄 알았습니다. ㅡㅡ;), 오케스트라 버전으로도 연주를 해 봤죠. 당시 곡의 파트보를 구하지 못해 직접 파트보 제작을 맡아 했는데, 급하게 만든 곡이라서 그런지 구조 자체는 상당히 단순해서 작업을 하면서 Ctrl+CV를 엄청나게 눌러댄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아무튼 이 곡은 또 해 보고 싶네요.





Dmitry Shostakovich (1906-1975)

Cello Concerto No.1 Op.107
연주 : 하나클랑 졸업생 오케스트라 HALO (2013 정기연주회)


 - 스탈린 사후 쇼스타코비치를 둘러싼 환경에는 숨통이 트였지만, 개인사적으로는 첫째 부인의 사망과 두 번째 결혼의 실패, 본인의 건강 문제 등 악재가 겹치는 시기였습니다. 두 번째 결혼이 파탄지경에 이른 후 쇼스타코비치는 한동안 모스크바를 떠나 있었는데, 이 시기에 만든 작품이 첼로 협주곡 1번입니다. 이 작품의 작곡에 영향을 준 두 존재로 프로코피예프와 로스트로포비치를 들 수 있는데, 작곡가 본인은 프로코피예프의 첼로 작품에서 창작의 동기를 얻었다고 밝힌 적이 있으며, 실제 작곡은 쇼스타코비치가 좋아하는 명 첼리스트인 므스티슬라브 로스트로포비치(1927-2007)를 염두에 두고 작곡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이 곡의 초연은 로스트로포비치의 협연으로 이루어졌고, 쇼스타코비치는 작품을 그에게 헌정하기도 했습니다.


[후기] 총 4악장으로 되어 있는데, 그 중 3악장은 오로지 협주자의 카덴차만으로 되어 있습니다. 본래 2악장에 붙어 있던 카덴차가 길어지면서 아예 다른 악장으로 독립시킨 것이라고 하는군요. 연주하기에는 (현대음악이 종종 그렇듯이) 리듬이나 마디 구분이 변화무쌍하여 꽤 까다로운 작품입니다.




Dmitry Shostakovich (1906-1975)

Symphony No.5 in d Op.47

연주 : 한국 대학생 연합 오케스트라 KUCO (2012 겨울 연주회)


 - '모차르트의 재래' 소리를 들으며 승승장구하던 소련의 신진 작곡가 쇼스타코비치는, 오페라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이 공산당 기관지 <프라브다>에서 "음악이 아니라 혼란"이라는 맹비난(대체로 스탈린의 의향을 반영했다고 여겨지는)을 받으며 일생일대의 위기에 빠지게 됩니다. 대숙청의 시대에 지도자의 비위를 거스른 쇼스타코비치는 어떻게든 체제에 고개를 숙임으로써 목숨을 보전해야 했고, 매우 실험적인 작품인 4번 교향곡은 이러한 위기의식 속에서 리허설 도중에 스스로 초연을 취소해 버립니다(4번은 스탈린의 사후에야 초연됩니다). 그가 다시 '체제'로부터 찬사를 받기 시작한 계기가 바로 교향곡 5번이었는데, 피날레의 종결부를 체제는 승리의 팡파르로 받아들였고 이 작품 또한 체제의 승리를 선언하는 작품으로 널리 알려집니다. 하지만 그 최후의 팡파르는 순수한 의미로 듣기에는 어딘가 뒤틀려있는 느낌을 주죠. 과연 그는 어떤 마음으로 이 작품을 만들었을까요? 아무튼 이 작품의 성공으로 그는 한 숨 돌릴 수 있었습니다.


[후기] 긴 말을 붙이진 않겠고, 그냥 이 작품을 연주하여 '영광'이었습니다. 아 물론 연주를 준비하면서 말 그대로 '죽을 뻔'했습니다. ㅡㅡ; 이 곡만큼은 꼭 파트보를 오래도록 챙겨두려고 했는데, 연주회 직후 모종의 개인적인 사고 때문에 악보를 챙기지 못했던 게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네요. 덧붙여 첼로파트의 최고음은 3악장에서 두어 번 등장하는 '4옥타브 A'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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