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drich Smetana (1824-1884)
<Ma Vlast> "Vltava"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11 정기연주회)

 - 19세기 무렵 체코 지역은 오스트리아가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체코 출신의 대작곡가로 유명한 인물은 단연 드보르자크(1841-1904)를 들 수 있겠지만, 엄밀한 의미의 체코 '국민'음악가라면 스메타나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스메타나는 청력 상실로 고생하던 말년에 6곡의 연작 교향시를 만들고, 이를 하나로 묶어 <나의 조국>이라는 표제를 붙였습니다. 각각의 곡은 체코의 자연, 문화, 역사를 종합적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곡이 2번 "몰다우(체코어로는 블타바)"입니다. 몰다우강은 엘베강의 지류로 중간에 프라하를 지나가는데, 스메타나는 이 곡에서 몰다우강의 발원부터 강의 흐름, 주변 주민들의 삶을 매우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후기] 강의 흐름을 묘사하는 부분들은 정말 아름답죠. 또 상당히 까다롭기도 하고요.





Jean Sibelius (1865-1957)
<Finlandia> Op.26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11 정기연주회)


 - 20세기 초까지 핀란드는 러시아 제국의 영토였고, 민족주의가 발흥하면서 핀란드 지역에도 이런저런 독립운동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핀란디아>는 1899년 핀란드 언론인을 위한 연금 모금 행사......를 가장한 민족주의 언론 지원 기금 마련 행사에서 처음 연주되었고, 당시 행사에서는 총 7곡이 연주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이 작품은 서유럽에도 알려지며 큰 호평을 받았고, 이듬해 출판되기도 하였지만 당연히 핀란드 내에서는 러시아에 의해 금지곡으로 지정됩니다. 물론 이 작품은 지하에서 몰래몰래 연주되었고, 탄압을 피하기 위해 <즉흥곡>이나 <핀란드의 봄에 들어오는 즐거운 기분>(?!) 따위의 가짜 표제를 달곤 했다는군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핀란드가 독립하면서 이 작품은 당당히 연주할 수 있게 되었고, 이후 베이코 코스켄니에미(1885-1962)가 후반부 멜로디에 가사를 붙여 현재는 핀란드 제2국가(國歌) 쯤의 위치에 있습니다. 동영상은 합창이 붙은 버전인데 시벨리우스의 원곡에는 합창은 없습니다.


[후기] 이 작품도 인기 있는 편이죠. 아무래도 한국의 근대사 역시 비슷한 측면이 있다보니 더 인기가 있는 것일지도 모르고, 순수하게 음악 자체로만 놓고 봐도 주제의식이 상당히 명쾌하기 때문에 듣기에 편한 작품입니다.





Pyotr Ilyich Tchaikovsky (1840-1893)
<The Nutcracker> Suite Op. 71a
연주 : 중앙대학교 루바토 (2011 가을 연주회)


 - 차이콥스키가 작곡한 3대 발레곡 중 하나. 원작은 독일의 작가 E. T. A. 호프만(1776-1822)의 동화로, 차이콥스키의 발레곡은 마리우스 프티파(1822-1910)가 2막 3장으로 각색한 대본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차이콥스키는 이 곡의 작업에 어려움을 느끼고, 발표를 한 시즌 미루면서 미국과 서유럽으로 연주 여행을 떠납니다. 이 시기 동생이 사망하는 등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여행 과정에서 악상을 채운 차이콥스키는 귀국 후 본격적으로 곡을 완성시킵니다. 발레는 중간에 안무가가 교체되는 등 많은 우여곡절 끝에 작곡 9개월 후에야 초연되었고, 평도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후 차이콥스키가 편곡하여 내놓은 관현악 모음곡은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발레 또한 이후에는 크게 인정받아 현재는 미국 발레단 공연수입의 40% 가까이를 차지할 만큼 인기 레퍼토리가 되었습니다.


[후기] 전곡 연주보다는 한 곡을 뽑아 앙코르 연주로 해 본 기억이 더 많네요. 역시 편성 문제(그놈의 하프 등등) 때문에 아마추어에서는 전곡을 모두 연주하는 경우는 많지 않고, 구하기 어려운 악기가 들어있는 몇몇 곡을 빼고 연주하는 게 보통.





Aram Khachaturian (1903-1978)
<Masquerade> Suite
연주 : 한국 대학생 연합 오케스트라 KUCO (2011 여름 연주회)

 - 원곡은 미하일 레르몬토프(1814-1841)가 쓴 동명의 희곡에 붙인 극음악입니다. 원작 희곡은 당시 러시아 제국의 부패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다고 하니, 사회주의 국가인 소련에서 인기있었을 법합니다. 하차투리안은 여러 극음악 중에서 5개의 곡을 뽑아 관현악용으로 편곡하였는데, 순서대로 Waltz(왈츠), Noctune(녹턴), Mazurka(마주르카), Romance(로망스), Galop(갈롭)입니다. 특히 대중적으로 유명한 곡은 1번 왈츠.


[후기] 전곡 연주보다는 주로 1번 왈츠를 앙코르 때 많이 연주해 보았습니다. 전곡 연주도 꽤 재미있는 곡이긴 하죠. 언제던가 하나클랑에서 앙코르로 연주하던 때는 트롬본이 무대에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그냥 연주를 시작한 전설적인 일화도 있었던, 재미있는 기억이 많은 작품이네요.




Pyotr Ilyich Tchaikovsky (1840-1893)
 Symphony No.5 in e Op.64
 연주 : 한국 대학생 연합 오케스트라 KUCO (2011 여름 연주회, 2014 겨울 연주회),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14 신입생 환영 연주회), 서강대학교 ACES (2015 가을 연주회)

 - 차이콥스키는 1880년대 후반쯤이 되면 전 유럽에 알려진 유명한 작곡가가 되어 있었습니다. 나데주다 폰 메크 백작부인에게 거액의 후원을 받던 차이콥스키는 1888년 초 모스크바 근교의 작은 마을로 이주하였고, 이곳에서 교향곡 5번의 작곡에 착수하여 8월에 완성합니다. 이후 11월에는 자신의 지휘로 초연되었는데, 청중에게는 호평을 받았지만 비평가들은 상당히 박한 평가를 내렸다고(차이콥스키는 지휘자로는 상당히 저질이었다니 어쩌면 지휘가 신통찮아서였을지도). 흥미롭게도 차이콥스키 스스로도 이 곡을 별로 좋아하진 않았다는군요.

[후기] 무난하게 좋아하는 곡 중 하나. 차이콥스키의 교향곡은 4번과 6번이 모두 굉장히 빡센(?) 곡이다보니, 아마추어 쪽에서는 5번이 가장 인기 있습니다. 작품 내적으로도 꽤 서정적이면서 마무리가 명쾌하니까요. 이 곡은 정말 클라리넷으로 평생 한 번 연주해보고픈데, 1악장의 클라리넷 솔로 부분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매력이 있거든요. 어느새 4번째 연주회네요.





Robert Alexander Schumann (1810-1856)
Symphony No.3 in Bb <Rheinische>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11 신입생 환영 연주회 / 클라리넷)

 - 슈만의 교향곡은 4번까지 있지만, 실제 작곡 순서는 이와는 조금 달라서 1-4-2-3번 순서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그의 마지막 교향곡은 3번입니다. 슈만은 1850년부터 라인 강 유역의 뒤셀도르프에서 지휘자로 활동하면서, 라인 지역의 풍경과 사람들의 삶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을 진행하였다고 합니다. 다만 슈만은 이미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기에 지휘자 활동은 성공적이지 못했고, 3년 후 악단과의 불화로 사임하며 반 년도 못 되어 정신 발작으로 인한 자살 기도까지 하게 되죠.

[후기] 일단 이 곡의 1악장은 클라리넷이 쉬는 부분이...... 없습니다. 정말 하나도 없습니다. 정확히는 4마디 쉬는 곳이 가장 긴데, 이 곡의 지휘는 in 1이죠. ㅡㅡ; 연주하면서 꽤 고생했습니다(거기에 클라리넷을 하필 몇 년 쉬다가 잡은 것이다보니). 슈만 교향곡의 오케스트레이션은 섬세하거나 화려하지 않고 대체로 매우 단순합니다. 악기 각각의 음색을 별로 고려하지 않는 경향이 있죠. 예전에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이것을 분석한 글을 읽어본 기억이 있습니다. 슈만 자신이 아예 이러한 쪽을 지향하여 오케스트레이션을 했다던가요.




Pyotr Ilyich Tchaikovsky (1840-1896)
<Swan Lake> Suite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11 신입생 환영 연주회(발췌) / 클라리넷), 한국 대학생 연합 오케스트라 KUCO (2013 여름 연주회(발췌))


 - <백조의 호수>는 총 4막 29장, 36곡으로 된 방대한 규모의 발레음악입니다. 당시에는 발레음악이 단순한 BGM 정도로 인식되었고, 차이콥스키의 작품에 대하여도 처음에는 이와 관련한 논란이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당시의 인식과 관계없이 차이콥스키의 발레음악은 탁월한 예술성을 보여주었으며 결과적으로는 발레음악에 대한 세상의 인식까지 바꾸는 성과를 가져옵니다. 이 작품은 차이콥스키의 3대 발레음악(<호두까기 인형>, <잠자는 숲속의 공주>) 중 하나로 손꼽히며, 차이콥스키는 여기서 6곡을 뽑아 관현악 모음곡으로 정리하였습니다.


[후기] 차이콥스키의 관현악을 연주할 때마다 느끼는 사실이지만, 클라이막스 부분을 최대한 극적으로 처리하는 데는 정말 탁월한 작곡가입니다. 물론 거길 연주하는 연주자들에게는 po노가다wer. 아무튼 이 작품에도 재미있는 곡들이 많죠. 다만 몇 가지 미묘한 문제들(편성에 하프가 있다든지......) 때문에 아마추어에서 전곡을 통으로 연주하는 건 별로 본 기억이 없습니다.




Gioacchino Rossini (1792-1868)

<La Scala di Seta> "Overture"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11 신입생 환영 연주회/클라리넷)


 - <비단 사다리>는 주세페 마리아 포파(1760-1845)의 대본을 토대로 작곡된 1막짜리 오페라 부파(희극)입니다. 1812년 베네치아에서 초연되었는데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고, 현재까지도 서곡 외에는 별로 연주되는 일이 없습니다. 다만 서곡만큼은 로시니 특유의 경쾌하고 밝은 선율이 살아있는 명곡이라 현재까지도 연주되고 있습니다.


[후기] 무난한 로시니 서곡이라 특별히 붙일 말은 별로 없고, 멜로디 듣는 재미로 연주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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