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oacchino Rossini (1792-1868)

<The Barber of Sevilla> Overture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09 신입생 환영 연주회), 서강대학교 ACES (2014 가을 연주회)


 - 보마르셰의 희곡 '피가로 3부작' 중 하나로,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과도 연계됩니다. 작곡을 벼락치기(?)로 하는 습관이 있었던 로시니는 이 작품 전체를 불과 3주만에 작곡해냈다고 합니다. 이 오페라의 초연은 청중들의 거듭되는 야유, 그리고 무대 위에서 벌어진 몇 가지 해프닝 때문에 굉장히 반응이 좋지 않았지만, 두 번째 공연부터는 대성공을 거두었으며 현재는 역사상 손꼽힐 정도로 많이 상연되는 인기 오페라가 되어 있습니다. 워낙 급하게 작곡을 진행하다보니 서곡은 그의 이전 작품들에서 몇 번이나 쓰인 곡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라고 하는군요.


[후기] 군대 다녀와서 첫 연주회. 맨 처음의 두 음은 지휘자마다 들어가는 스타일이 달라서 항상 집중해 보아야 하지요.




Johannes Brahms (1833-1897)

Symphony No.1 in c Op.68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06 정기연주회)


 - 이 곡의 초연은 1876년에 이루어졌지만 실제 작곡은 1850년대부터 시작했다고 합니다. 완성에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은 브람스가 베토벤의 업적을 강하게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우세한데, 당시 '교향곡'이라는 장르는 베토벤에 의해 정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있었던지라 브람스는 적어도 베토벤에 필적하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던 것이라고. 20여 년을 기다려 완성된 교향곡은 실제로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킬만한 대작이었고, 브람스를 지지하는 음악평론가 에두아르트 한슬리크(1825-1904)는 그러한 의미를 담아 이 곡을 "베토벤 교향곡 10번"이라 평하기도 했습니다.


[후기] 쉽지 않은 작품. 길이도 길고, 기술적인 난이도 역시 좀 있고, 무엇보다 브람스 특유의 마디 꼬아놓기 때문에 박자감각을 유지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곡이기도 하죠. 사실 브람스 교향곡은 손 돌아가는 문제보다도 이걸 음악적으로 맞추는 게 더 큰 문제.



대항해시대 2 : 에르네스트 로페스 - (2) 고향만두...... 아니 고향찾기


 - 소녀의 이름은 파우라. 자신의 양아버지가 사망하면서 고향을 찾으라는 유언을 남겨, 함께 세계를 돌아다닐 수 있겠냐고 합니다. "애들은 가라"를 외치려던 에르네스트와 스타텐씨는 파우라의 진지함에 감동하였는지(?) 배에 그를 태워주기로 합니다.



 - 이벤트가 부족한 데 대한 약간의 보상인지 각지의 항구에 들어가면 세 사람의 대화장면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 그런데 어째 분위기가......



 - 시간이 지나면서, 메르카토르가 에르네스트의 탐험 보고를 바탕으로 지도를 만들어 떼돈을 벌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는군요. 얼마 지나면 메르카토르는 왕립학회 회원까지 되었다고 합니다. 호구잡힌 것 아니냐며 기분나빠하는 일행들에게 에르네스트는 자기 좋아서 하는 건데 아무려면 어떠냐고 합니다. 열정페이?



 - 그런 소소한 대화들 외에는 그저 세계지도의 가려진 곳 벗겨내기 노가다.



 - 그런데 어째 분위기는 점입가경.



 - 세계지도가 거의 만들어져갑니다. 그런데 한 가지 비밀(?)이라면, 각지의 발견물들을 모두 찾아 보고하고 지도를 웬만큼 만들면 엔딩에 필요한 명성 4만을 충분히 넘길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세계지도 완성하겠다고 난리칠 필요도 없습니다. ㅡㅡ; 물론 저 조건만으로도 충분히 노가다를 해야 하긴 합니다.



 - 세계지도가 거의 완성되어갈쯤(탐험명성 40000) 스타텐씨가 뜬금없는 소리를 합니다.



 - 지팡그에 가 보고 싶다는군요. 지팡그가 일본인 건 다들 아시죠? 일단 열심히 동아시아로 달려봅시다. 동아시아 초입의 중국 항구에 들어가면 여기가 지팡그인지 여기저기 알아보고 다니는데, 마을 사람들은 친절하게 지팡그가 동북쪽에 있다고 알려줍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일본 쪽으로 가면 항구가 나타납니다(그 전에는 일본 땅에 가도 항구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 그런데 황금의 나라라더니 황금은 별 게 없어보입니다(실제로 일본은 주요한 은 생산지이긴 해도 금은 별로 없었습니다. 마르코 폴로는 대체 무엇을 보고 일본을 그렇게 서술했을까요?). 그런데 관찰력이 높은 우리의 에르네스트, 사람들의 모습에서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마치 '파우라처럼' 생겼군요. 즉시 파우라에게 고향에 대해 뭔가 기억나는 게 없는지 묻습니다.



 - 기억나는 건 오로지 '노란바다'...... 환경오염인가요?



 - 아하, 알고보니 황하였던 모양입니다. 이 말을 듣고 즉시 황하를 거슬러 올라가면, 역시 이전까지는 보이지 않던 항구가 하나 나타나는데 바로 '장안'입니다.


 - 장안으로 들어가서 왼쪽 위의 왕궁급 저택에 들어가면 엔딩이 시작됩니다.



 - 하지만 프로그램 오류로 대사는 안드로메다로......


 - 그리고 닭살 돋는 프로포즈와 함께 시나리오 종료. 가장 짧은 에르네스트의 스토리였습니다.



대항해시대 2 : 에르네스트 로페스 - (1) 세계지도 대작전


 - 다음 차례는 에르네스트 로페스입니다.



 - 시작은 암스테르담. 언제나처럼 항구 앞에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대학의 젊은 시간강사로 일하던 에르네스트 로페스에게 어느날 친구 메르카토르가 전언을 보냅니다. 에르네스트가 메르카토르의 지도공방을 찾아가면......



 - 메르카토르는 로페스에게 정확한 세계지도 제작을 위해 배를 타고 세계를 여행할 것을 권유합니다. 배와 비용은 자신이 대겠다고(하지만 이것으로는 턱도 없음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죠).



 - 우리의 순진한 에르네스트는, 시간강사의 애환에서 탈출하여 세계를 일주하는 여행가가 되기로 기꺼이 결정합니다. 메르카토르는 에르네스트의 부친에게 은혜를 입은 적이 있다는 항해사 스타텐씨를 동료로 붙여줍니다.


 - 처음에 배는 있지만 선원은 없으므로 출항 전에 주점에서 선원을 고용해주어야 합니다. 선원과 물자를 채우고 바다로 나가면 에르네스트가 먼저 피요르드를 보러 가자고 합니다.



 - 그리고 여기에 대한 대답을 보니 스타텐씨는 중등교육을 충실히 마친 것 같습니다(피요르드는 중학교 사회1 4단원에 등장합니다. 요즘에는 '피오르'라고 나오네요). 하지만 띄어쓰기가 틀리는 걸 보니 국어공부는 열심히 안 하신 듯



 - 아무튼 이후로는 세계 끝까지 돌고 돌아 세계지도를 만들어주면 됩니다. 참 쉽죠? 다른 캐릭터보다 이벤트랄 것도 많지 않고, 전투 한 번 없이 스토리를 끝낼 수 있고, 작위를 받을 필요도 전혀 없으며 적당히 튼튼하고 빠른 배 한 척만 있으면 가능한 게 세계지도 만들기라 가장 재미없는 캐릭터 취급을 받기도 합니다. 블로거는 지리덕후라 에르네스트를 좋아하긴 합니다만.



 - 저걸 다 돌아다니면 됩니다. 정말 참 쉽죠?


 - 대함대도 필요없고 상업투자를 할 일도 없기 때문에, 배 한 척(보통 라레아르를 많이 씁니다. 빠른 속도에 많지 않은 승무원으로 장기 항해가 가능하기 때문)을 사서 굴릴 돈 정도가 있으면 되죠. 지도 만들어 보고하는 것과 발견물 보고 정도만 해도 크게 쪼들리며 살지는 않을 겁니다. 발견물 보고를 위해 리스본의 페레로 가문과 계약을 맺습니다. 딱히 스토리상 필요해서라거나 한 건 아닙니다. 그러고보니 에르네스트는 다른 캐릭터와 스토리가 겹치는 부분도 별로 없군요.



 - 이후로는 정말 열심히 돌아다니는 것 말고는 별로 할 게 없습니다. 명성이 올라가면서 네덜란드 총독(이 당시 네덜란드는 합스부르크 가문(스페인)의 식민지)이 열심히 그를 찾지만 호쾌하게 씹어줍시다. 어차피 스토리상 작위가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돌아다니다 보면 어느날(명성 3000)......



 - 웬 소녀가 자신을 배에 태워달라는군요. 무슨 일일까?




Pyotr Ilyich Tchaikovsky (1840-1893)

Violin Concerto in D Op.35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06 정기연주회)


 - 동성애자였던 차이콥스키는 자신에게 강한 집착적 구애를 멈추지 않는 여제자와 마음에도 없는 결혼을 했지만, 당연하게도 결혼생활은 머지 않아 파탄지경에 처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찾아온 우울증을 회복하고자 차이콥스키는 스위스의 제네바 호수 근처로 요양차 떠나게 되는데, 이곳에서 자신의 제자인 바이올리니스트 요시프 코테크(1855-1885)와의 작업을 통해 바이올린 협주곡을 작곡하였습니다. 다만 코테크는 명성 있는 연주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곡은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거쳐 3년 후 아돌프 브로드스키(1851-1929)의 협연으로 초연됩니다. 당시에는 평가가 엇갈렸지만 현재는 차이콥스키의 대표곡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후기] 차이콥스키의 협주곡은 연주할 때 뭔가 비슷한 느낌 같은 게 있습니다. 정서랄까, 흐름이랄까, 오케스트레이션이랄까, 능력이 부족해서 뭐라 말로 정리하긴 어렵군요. 아무튼 바이올린 협주곡과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해보면 서로 비슷해보이는 무언가를 잡을 수 있습니다(예전에 이 두 곡을 실제로 헷갈렸던 경험도 있었고).





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The Abduction from the Seraglio> Overture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06 정기연주회)


 - 경우에 따라 <후궁으로부터의 유괴>로도 번역됩니다. 잘츠부르크를 완전히 떠나 비엔나에 정착한 모차르트의 초기 작품으로, '터키 국왕의 후궁(흔히 말하는 하렘)에 잡혀 있는 자신의 애인을 구출하는'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실제로 하렘은 이런 이미지와는 약간 달랐다고 하는데, 당시 유럽인의 편견이 다분히 담겨있는 줄거리로군요). 배경이 터키이다보니 음악도 터키 스타일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되어 있는데, 당시 유럽에서 유행하던 '터키풍'의 음악이란 다양한 타악기를 편성에 포함하는 경향이 있었고 <탈출> 또한 이를 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후기] 숨은 명곡. 듣기에도, 연주하기에도 꽤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아마추어 쪽에서 자주 연주되는 것 같지는 않은데 고전파 서곡 중에서는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작품. 고전파 곡 중에서 이 정도로 다양한 타악기가 활용되는 작품도 드물죠.





Franz Schubert (1797-1828)

Symphony No.8 in b <Unfinished>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06 신입생 환영 연주회, 2012 신입생 환영 연주회), 서강대학교 ACES (2015 봄 연주회)


 - 일반적으로 교향곡은 4악장 전후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작품의 경우 완성은 2악장까지만 되고 3악장이 작곡 도중에 중단된 스케치로만 남아 있어 '미완성'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 슈베르트가 이 작품에 대한 작곡을 중단한 이유는 명확히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다만 완성되지 않은 상태로 연주되지 못하고 잊혀졌다가, 1860년에 우연히 악보가 발견되어 1865년 초연되면서 다시 세상에 알려지게 됩니다. 2개의 악장만으로도 극도의 음악적 서정성을 가지고 있어 지금까지 사랑받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후기] 아마추어 쪽에서 상당히 사랑받는 곡이죠. 매 시즌마다 어딘가에서는 이 곡을 연주하곤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길이도 적당하고, 기술적 난이도 또한 그렇게 어렵지 않아보이는 게 커보이는데 음악적 완성도를 높일 생각을 한다면 의외로 난이도가 치솟는 곡이기도 합니다.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이건 죽어라 연습하면 어떻게든 되긴 합니다) 서정성을 살리는 게 의외로 더 어려울 수 있거든요. 어쨌든 솔로파트도 자주 있고, 전체적으로 그렇게 심심한 부분이 별로 없어서 연주하기에도 제법 재미있는 곡.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Coriolan> Overture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06 신입생 환영 연주회)


 - 베토벤은 유일한 자작 오페라 <피델리오> 외에도 다양한 연극에 붙이는 곡을 작곡한 바 있는데, 그 중 현재까지 널리 연주되는 유명한 작품 둘을 꼽으라면 단연 <에그몬트>와 <코리올란>의 서곡을 들 수 있겠습니다. <코리올란>은 플루타르크의 <영웅전>에 수록된 고대 로마의 영웅 '코리올라누스'의 일대기를 바탕으로, 하인리히 요제프 콜린(1771-1811)이 쓴 희곡입니다. 베토벤의 많은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 또한 영웅의 일대기를 비장한 분위기의 음악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후기] 이 곡에 대한 연주 때의 기억은 그닥 없군요. 이후에도 대학 오케스트라에서 이 곡을 연주하는 것을 많이 보지 못한 것을 생각하면, 아마 아마추어 쪽에서 허구헌날자주 연주되는 <에그몬트> 서곡의 인기에 묻혀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곡도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작품인데, 아쉬움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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