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Symphony No.3 <Eroica>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10 신입생 환영 연주회)

 - 본래 공화주의자인 베토벤은 프랑스의 지도자 나폴레옹을 공화주의의 영웅으로 여기고 있었고, 따라서 영웅적인 성격을 띤 이 작품을 나폴레옹에게 헌정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작업을 진행하던 그에게 나폴레옹의 황제 즉위 소식이 들려오자 들고 있던 필사보의 표지를 찢어버렸다는 일화는 유명하죠. 실제로 그가 직접 쓴 자필보의 표지는 남아있지만, 나폴레옹의 이름이 적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이 거칠게 검열삭제(?)된 상태라고 합니다. 전체적으로는 신체적 고난을 영웅에 대한 갈망으로 승화시킨 베토벤 특유의 스타일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첫 작품이라 할 만합니다.

[후기] 길이가 너무 길어서인지 생각보다 아마추어 쪽에서는 인기가 별로 없는 듯합니다. 하면 정말 재미있는 작품인데.





Pyotr Ilyich Tchaikovsky (1840-1893)

Symphony No.6 in b <Pathetique>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09 정기연주회), 중앙대학교 루바토 (2011 가을 연주회)


 - 차이콥스키의 마지막 교향곡. 차이콥스키는 이 곡의 표제를 두고 고민을 거듭하다가, 동생의 제안을 받고 <비창(Pathetique)>이라는 표제를 붙였다고 합니다. 4악장은 일반적인 경우와는 달리 매우 우울하며 조용하게 사라지듯 끝나는데, 이는 차이콥스키의 최후를 예견하고 있다는 설도 있습니다. 실제로 차이콥스키는 <비창>이 초연된 지 불과 9일 후에 급사하였으며, 사인(死因)은 콜레라설, 자살설, 비소 중독으로 인한 명예살인설 등이 있으나 확실한 것은 없습니다. 여담으로 <비창>은 조카인 다비도프에게 헌정하였는데, 둘 사이가 동성애 관계라는 설도 있지만 이 역시 확실치는 않습니다. 다비도프는 차이콥스키가 사망한 지 13일 후 자살로 생을 마칩니다.


[후기] 연주를 해 보면 힘든 곡이 있고, 어려운 곡이 있는데 이 곡은 '힘들고 어렵습니다'. 기술적으로 어려운 것도 있고, 4악장 같으면 생소한 리듬감에 그 느낌을 살리기가 아주~아주 어렵죠. 뭐 그래도 눈 앞에 닥치면 어떻게든 하더이다.




Jacob Ludwig Felix Mendelssohn-Bartholdy (1809-1847)

Symphony No.4 in A <Italy>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09 신입생 환영 연주회)


 - 부유한 은행가 집안에서 태어난 멘델스존은 어려서부터 여러 차례 여행을 다니곤 하였으며, 이 때의 인상을 바탕으로 많은 작품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교향곡 4번 <이탈리아>의 경우는 1829~31년 사이 장기간의 유럽 여행 중 이탈리아에서 받은 인상과 느낌을 바탕으로 작곡되었고, 1833년 자신의 지휘로 초연되었지만 여러 차례 개작하여 출판은 그의 사후에야 이루어집니다. 4악장은 '살타렐로'와 '타란텔라'라는, 이탈리아에서 당시 유행하던 두 춤곡 양식을 따왔으며 매우 빠르고 격렬한 느낌으로 유명합니다.


[후기] 1악장이 보통 유명하긴 하지만 이 곡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4악장. 어려운만큼의 성취감(혹은 도취감)은 반드시 주는 부분이죠.




Johannes Brahms (1833-1897)

Symphony No.1 in c Op.68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06 정기연주회)


 - 이 곡의 초연은 1876년에 이루어졌지만 실제 작곡은 1850년대부터 시작했다고 합니다. 완성에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은 브람스가 베토벤의 업적을 강하게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우세한데, 당시 '교향곡'이라는 장르는 베토벤에 의해 정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있었던지라 브람스는 적어도 베토벤에 필적하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던 것이라고. 20여 년을 기다려 완성된 교향곡은 실제로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킬만한 대작이었고, 브람스를 지지하는 음악평론가 에두아르트 한슬리크(1825-1904)는 그러한 의미를 담아 이 곡을 "베토벤 교향곡 10번"이라 평하기도 했습니다.


[후기] 쉽지 않은 작품. 길이도 길고, 기술적인 난이도 역시 좀 있고, 무엇보다 브람스 특유의 마디 꼬아놓기 때문에 박자감각을 유지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곡이기도 하죠. 사실 브람스 교향곡은 손 돌아가는 문제보다도 이걸 음악적으로 맞추는 게 더 큰 문제.





Franz Schubert (1797-1828)

Symphony No.8 in b <Unfinished>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06 신입생 환영 연주회, 2012 신입생 환영 연주회), 서강대학교 ACES (2015 봄 연주회)


 - 일반적으로 교향곡은 4악장 전후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작품의 경우 완성은 2악장까지만 되고 3악장이 작곡 도중에 중단된 스케치로만 남아 있어 '미완성'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 슈베르트가 이 작품에 대한 작곡을 중단한 이유는 명확히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다만 완성되지 않은 상태로 연주되지 못하고 잊혀졌다가, 1860년에 우연히 악보가 발견되어 1865년 초연되면서 다시 세상에 알려지게 됩니다. 2개의 악장만으로도 극도의 음악적 서정성을 가지고 있어 지금까지 사랑받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후기] 아마추어 쪽에서 상당히 사랑받는 곡이죠. 매 시즌마다 어딘가에서는 이 곡을 연주하곤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길이도 적당하고, 기술적 난이도 또한 그렇게 어렵지 않아보이는 게 커보이는데 음악적 완성도를 높일 생각을 한다면 의외로 난이도가 치솟는 곡이기도 합니다.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이건 죽어라 연습하면 어떻게든 되긴 합니다) 서정성을 살리는 게 의외로 더 어려울 수 있거든요. 어쨌든 솔로파트도 자주 있고, 전체적으로 그렇게 심심한 부분이 별로 없어서 연주하기에도 제법 재미있는 곡.





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Symphony No.40 in g K.550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05 정기연주회), 서강대학교 ACES (2016 봄 연주회)


 - 모차르트 '3대 교향곡(39, 40, 41)' 중 하나. 1788년 6월~8월 사이, 불과 두 달 남짓한 기간에 빠르게 완성된 이들 세 교향곡은 짧은 작곡 기간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만큼의 완성도와 서로 크게 다른 성향으로 인하여 모차르트의 교향곡 중 단연 최고로 꼽힙니다. 40번은 다른 두 작품과 달리 모차르트 생전에 연주된 흔적이 남아 있으며, 본래 클라리넷이 없던 곡을 클라리넷을 포함한 편성으로 편곡한 버전 또한 전해지고 있습니다. 매우 감성적이고 격정적인 흐름은 베토벤을 비롯한 후대의 작곡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고 합니다.


[후기] 전형적인 고전파 관현악곡이라, 조금만 어긋나도 틀이 크게 깨져버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전파 곡은 보기와는 다르게 연주하는 게 대단히 어렵지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230년이나 전에 4악장 전개부의 미친 코드진행을 짜넣은 모차르트는 과연 인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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