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lix Mendelssohn-Bartholdy (1809-1847)

Symphony No.3 in a Op.56 <Scottish>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12 정기연주회)


 - 20대 초반 멘델스존이 유럽 여행을 하던 중, 스코틀랜드 지역에서 받은 인상을 바탕으로 작곡되었습니다. 다만 작곡 자체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려, 10년 이상 지나서야 완성되었는데 이는 교향곡 4번, 5번의 작곡보다도 늦은 것입니다. 다만 4번과 5번이 멘델스존 사후에나 출판될 수 있었기 때문에 출판 순서를 따라 이 작품이 3번을 받게 되었습니다. 초연은 자신의 지휘로 라이프치히에서 이루어졌고, 멘델스존은 이 작품을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에게 헌정하였습니다.


 [후기] 뭐랄까요? 뭔가 우울한 것 같으면서도 묘한 매력을 가진 곡이죠. 이 작품 역시 클라리넷으로 연주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는데, 기회를 얻진 못했습니다.




Antonin Dvorak (1841-1904)

Symphony No.9 in e Op.95 <From the New World>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12 신입생 환영 연주회), 서울교육대학교 에듀필 2013 봄 연주회(4악장)), 서강대학교 ACES (2014 가을 연주회)


 - 말년 들어 세계적인 작곡가로 인정받게 된 드보르자크는 1892년 뉴욕 국민음악원의 원장으로 (거액의 급여를 받으며) 스카웃되어 미국으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향수병이라도 있었는지 그의 미국 생활은 3년을 채우지 못하고 그는 다시 유럽으로 돌아오게 되지만, 그 사이에 흑인이나 아메리카 원주민 등 미국에서 만날 수 있는 특유의 음악 스타일을 자신의 작품에 적잖이 녹여내는 데 성공합니다. 이 시기의 작품 중 현악사중주 <아메리카>와 함께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곡이 바로 교향곡 9번으로, 아메리카 대륙을 의미하는 <신세계로부터>라는 표제가 붙어 있습니다. 여담으로, 4악장을 시작하는 특유의 음형은 증기기관차의 출발 기적소리에서 유래한 것으로, 실제로 드보르자크는 중증 철도덕후ㅡㅡ;였다고 하지요.


[후기] 작곡을 다분히 '실전형'으로 익힌 드보르자크의 작품은, 실제로 후기로 갈수록 정교함과 세련미가 더 높아지는 특징을 보입니다. 대표적으로 7번 이전의 교향곡과 9번 교향곡을 들으며(혹은 연주하며) 비교해보면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죠. 그런데 개인적으로 드보르자크 특유의 매력은 초기 작품에서 더 많이 느낍니다. 물론 9번 교향곡 또한 걸작이며, 연주하면서 매우 즐거웠던 작품이죠.




Dmitry Shostakovich (1906-1975)

Symphony No.5 in d Op.47

연주 : 한국 대학생 연합 오케스트라 KUCO (2012 겨울 연주회)


 - '모차르트의 재래' 소리를 들으며 승승장구하던 소련의 신진 작곡가 쇼스타코비치는, 오페라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이 공산당 기관지 <프라브다>에서 "음악이 아니라 혼란"이라는 맹비난(대체로 스탈린의 의향을 반영했다고 여겨지는)을 받으며 일생일대의 위기에 빠지게 됩니다. 대숙청의 시대에 지도자의 비위를 거스른 쇼스타코비치는 어떻게든 체제에 고개를 숙임으로써 목숨을 보전해야 했고, 매우 실험적인 작품인 4번 교향곡은 이러한 위기의식 속에서 리허설 도중에 스스로 초연을 취소해 버립니다(4번은 스탈린의 사후에야 초연됩니다). 그가 다시 '체제'로부터 찬사를 받기 시작한 계기가 바로 교향곡 5번이었는데, 피날레의 종결부를 체제는 승리의 팡파르로 받아들였고 이 작품 또한 체제의 승리를 선언하는 작품으로 널리 알려집니다. 하지만 그 최후의 팡파르는 순수한 의미로 듣기에는 어딘가 뒤틀려있는 느낌을 주죠. 과연 그는 어떤 마음으로 이 작품을 만들었을까요? 아무튼 이 작품의 성공으로 그는 한 숨 돌릴 수 있었습니다.


[후기] 긴 말을 붙이진 않겠고, 그냥 이 작품을 연주하여 '영광'이었습니다. 아 물론 연주를 준비하면서 말 그대로 '죽을 뻔'했습니다. ㅡㅡ; 이 곡만큼은 꼭 파트보를 오래도록 챙겨두려고 했는데, 연주회 직후 모종의 개인적인 사고 때문에 악보를 챙기지 못했던 게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네요. 덧붙여 첼로파트의 최고음은 3악장에서 두어 번 등장하는 '4옥타브 A' 입니다.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Symphony No.6 in F Op. 68 <Pastorale>

연주 : 서울교육대학교 에듀필 (2011 가을 연주회(1, 2악장)),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12 정기연주회(1, 2악장))


 - 1800년대 초의 비엔나는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는 대도시였지만, 인구밀도가 높았기 때문에 조금만 교외로 나가도 푸른 숲과 자연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베토벤은 젊어서부터 이러한 비엔나 교외의 마을을 자주 드나들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곤 했는데, 그러한 경험이 교향곡 작곡의 원천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교향곡 6번은 5번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작곡이 진행되어, 같은 연주회에서 함께 초연되었는데 당시에는 5번과 6번의 순서가 바뀌어 있었습니다. 이 연주회는 베토벤의 작품만으로 세 시간 이상을 진행하는 대규모의 연주회였는데, 베토벤의 작품이 워낙 파격적이기로 유명해서 이 연주회 또한 평가가 엇갈렸다고 합니다. 한편 6번은 베토벤이 직접 표제를 붙였기 때문에 '표제 교향곡'의 효시로 평가되기도 한데, 정작 베토벤은 표제에 별 의미를 두진 않았다는군요.


[후기] 그냥 무난합니다. 특이하게도 블로거는 두 번의 연주회를 모두 1, 2악장만 잘라서 연주해봤는데 3악장부터는 트롬본이 들어오기 때문에 편성 문제로 자른 것이었습니다. ㅡㅡ; 아마추어 쪽에서는 악기 편성 문제가 꽤 크니까요.




Antonin Dvorak (1841-1904)
Symphony No.7 in b Op. 70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11 정기연주회/클라리넷)

 - 드보르자크의 교향곡은 총 9개의 작품이 있지만, 한때는 그 중 후기의 5곡에만 번호가 붙어 있던 적도 있었는데 이는 4번 이전의 초기 작품은 오랫동안 거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초기의 무명 시절을 보내고, <슬라브 무곡> 시리즈와 <스타바트 마테르> 등의 잇따른 성공으로 드보르자크는 일약 유명 작곡가의 대열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이 무렵 그의 작품 중 <스타바트 마테르>와 교향곡 6번이 영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이를 바탕으로 그는 영국으로부터 다양한 작품의 작곡 의뢰를 받았습니다. 그 중 런던필하모닉협회에서 새로운 교향곡 작곡을 의뢰받고 만든 작품이 바로 교향곡 7번입니다. 드보르자크는 친구이자 후원자인 요하네스 브람스(1833-1897)를 의식하여, 작곡에 매우 심혈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후기] 드보르자크의 교향곡은 앞 번호일수록 난이도가 높다는 속설(?)이 있는데, 실제로 7번은 8번이나 9번보다 한결(은 개뿔 미친듯이) 어렵습니다. 2악장은 거의 클라리넷이 주인공of주인공인데, 운 좋게도 이 때 클라리넷을 잡는 바람에 기억에 남는 연주를 할 수 있었죠. 물론 연주 자체는 그렇게 마음에 들게 되진 않았습니다. 클라리넷을 놓은지 꽤 돼서 이젠 연주하래도 못하겠네요.




Pyotr Ilyich Tchaikovsky (1840-1893)
 Symphony No.5 in e Op.64
 연주 : 한국 대학생 연합 오케스트라 KUCO (2011 여름 연주회, 2014 겨울 연주회),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14 신입생 환영 연주회), 서강대학교 ACES (2015 가을 연주회)

 - 차이콥스키는 1880년대 후반쯤이 되면 전 유럽에 알려진 유명한 작곡가가 되어 있었습니다. 나데주다 폰 메크 백작부인에게 거액의 후원을 받던 차이콥스키는 1888년 초 모스크바 근교의 작은 마을로 이주하였고, 이곳에서 교향곡 5번의 작곡에 착수하여 8월에 완성합니다. 이후 11월에는 자신의 지휘로 초연되었는데, 청중에게는 호평을 받았지만 비평가들은 상당히 박한 평가를 내렸다고(차이콥스키는 지휘자로는 상당히 저질이었다니 어쩌면 지휘가 신통찮아서였을지도). 흥미롭게도 차이콥스키 스스로도 이 곡을 별로 좋아하진 않았다는군요.

[후기] 무난하게 좋아하는 곡 중 하나. 차이콥스키의 교향곡은 4번과 6번이 모두 굉장히 빡센(?) 곡이다보니, 아마추어 쪽에서는 5번이 가장 인기 있습니다. 작품 내적으로도 꽤 서정적이면서 마무리가 명쾌하니까요. 이 곡은 정말 클라리넷으로 평생 한 번 연주해보고픈데, 1악장의 클라리넷 솔로 부분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매력이 있거든요. 어느새 4번째 연주회네요.





Robert Alexander Schumann (1810-1856)
Symphony No.3 in Bb <Rheinische>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11 신입생 환영 연주회 / 클라리넷)

 - 슈만의 교향곡은 4번까지 있지만, 실제 작곡 순서는 이와는 조금 달라서 1-4-2-3번 순서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그의 마지막 교향곡은 3번입니다. 슈만은 1850년부터 라인 강 유역의 뒤셀도르프에서 지휘자로 활동하면서, 라인 지역의 풍경과 사람들의 삶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을 진행하였다고 합니다. 다만 슈만은 이미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기에 지휘자 활동은 성공적이지 못했고, 3년 후 악단과의 불화로 사임하며 반 년도 못 되어 정신 발작으로 인한 자살 기도까지 하게 되죠.

[후기] 일단 이 곡의 1악장은 클라리넷이 쉬는 부분이...... 없습니다. 정말 하나도 없습니다. 정확히는 4마디 쉬는 곳이 가장 긴데, 이 곡의 지휘는 in 1이죠. ㅡㅡ; 연주하면서 꽤 고생했습니다(거기에 클라리넷을 하필 몇 년 쉬다가 잡은 것이다보니). 슈만 교향곡의 오케스트레이션은 섬세하거나 화려하지 않고 대체로 매우 단순합니다. 악기 각각의 음색을 별로 고려하지 않는 경향이 있죠. 예전에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이것을 분석한 글을 읽어본 기억이 있습니다. 슈만 자신이 아예 이러한 쪽을 지향하여 오케스트레이션을 했다던가요.



Antonin Dvorak (1841-1904)

Symphony No.8 in G Op.88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10 정기연주회), 한국 대학생 연합 오케스트라 KUCO (2013 여름 연주회)


 - 드보르작의 교향곡이라면 단연 9번 <신세계로부터>가 유명하지만, 그 못지않게 8번 역시 널리 연주되는 작품입니다. 드보르작은 보헤미아 지역의 민속음악에서 영감을 얻어, 1889년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이 곡을 썼습니다. 이 곡의 출판이 런던의 출판업자를 통하여 이루어졌기 때문에 간혹 <런던>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곡 자체는 영국과는 별 관련이 없습니다. 다만 출판 이외에 드보르작은 1891년 케임브리지 대학의 명예 박사 학위를 받았고 학위 수여식에서 이 작품을 연주했다고 하니, 영국과 아예 연관이 없는 건 아니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후기] 드보르작의 교향곡은 번호가 줄어들수록 더 연주하기 까다롭다는 속설이 있더군요. 7, 8, 9번을 연주해 본 입장에서 맞는 말인 것 같기는 합니다. 겉듣기에는 투박해 보이지만 그것이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오는, 전형적인 드보르작 스타일의 명곡입니다. 학교 동아리에서 연주할 땐 파트 후배들을 갈궈(?)가면서 연습을 했는데, 다 철없던 시절 이야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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