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onin Dvorak (1841-1904)

Cello Concerto in d Op.104

연주 : 하나클랑 졸업생 오케스트라 HALO (2015 정기연주회)


 - 드보르자크의 미국 생활은 그리 성공적이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기간도 3년 남짓으로 길지 않았지만, 음악적 지평을 넓히는 데는 큰 도움이 된 시기였습니다. 뉴욕 내셔널 음악원장으로 근무하면서 드보르자크는 '인종 불문 입학 가능'이라는, 당시로서는 과감한 조치를 단행하였고 그렇게 입학한 학생들을 통하여 아프리카계와 아메리카 원주민의 음악을 자신의 것으로 흡수할 수 있었습니다. 첼로 협주곡은 1895년 완성, 1896년 영국에서 초연되어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드보르자크의 후원자였던 브람스는 "이런 작품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면 내가 진작 첼로 협주곡을 썼을 텐데"라며 탄식했다고 하지요.


[후기] 연주회 뒷풀이에서 협연자와 나누었던 이야기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아마추어와 맞추다 보니 루바토를 주기 어려워서 철저히 정석에 맞게 연습을 했는데, 들어보니 대가들은 다 정석에 맞게 하더라" 뭐 이런 이야기도 했고, "음악을 업으로 하다가 음악을 순수하게 즐기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게 굉장히 소중한 경험이다" 이런 이야기도 했던가요.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다 보면 이 자리가 전문가와 취미가의 연결지점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양쪽 모두에게 정말 중요한 경험이 되겠지요.




Antonin Dvorak (1841-1904)

Symphony No.9 in e Op.95 <From the New World>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12 신입생 환영 연주회), 서울교육대학교 에듀필 2013 봄 연주회(4악장)), 서강대학교 ACES (2014 가을 연주회)


 - 말년 들어 세계적인 작곡가로 인정받게 된 드보르자크는 1892년 뉴욕 국민음악원의 원장으로 (거액의 급여를 받으며) 스카웃되어 미국으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향수병이라도 있었는지 그의 미국 생활은 3년을 채우지 못하고 그는 다시 유럽으로 돌아오게 되지만, 그 사이에 흑인이나 아메리카 원주민 등 미국에서 만날 수 있는 특유의 음악 스타일을 자신의 작품에 적잖이 녹여내는 데 성공합니다. 이 시기의 작품 중 현악사중주 <아메리카>와 함께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곡이 바로 교향곡 9번으로, 아메리카 대륙을 의미하는 <신세계로부터>라는 표제가 붙어 있습니다. 여담으로, 4악장을 시작하는 특유의 음형은 증기기관차의 출발 기적소리에서 유래한 것으로, 실제로 드보르자크는 중증 철도덕후ㅡㅡ;였다고 하지요.


[후기] 작곡을 다분히 '실전형'으로 익힌 드보르자크의 작품은, 실제로 후기로 갈수록 정교함과 세련미가 더 높아지는 특징을 보입니다. 대표적으로 7번 이전의 교향곡과 9번 교향곡을 들으며(혹은 연주하며) 비교해보면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죠. 그런데 개인적으로 드보르자크 특유의 매력은 초기 작품에서 더 많이 느낍니다. 물론 9번 교향곡 또한 걸작이며, 연주하면서 매우 즐거웠던 작품이죠.




Antonin Dvorak (1841-1904)
Symphony No.7 in b Op. 70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11 정기연주회/클라리넷)

 - 드보르자크의 교향곡은 총 9개의 작품이 있지만, 한때는 그 중 후기의 5곡에만 번호가 붙어 있던 적도 있었는데 이는 4번 이전의 초기 작품은 오랫동안 거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초기의 무명 시절을 보내고, <슬라브 무곡> 시리즈와 <스타바트 마테르> 등의 잇따른 성공으로 드보르자크는 일약 유명 작곡가의 대열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이 무렵 그의 작품 중 <스타바트 마테르>와 교향곡 6번이 영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이를 바탕으로 그는 영국으로부터 다양한 작품의 작곡 의뢰를 받았습니다. 그 중 런던필하모닉협회에서 새로운 교향곡 작곡을 의뢰받고 만든 작품이 바로 교향곡 7번입니다. 드보르자크는 친구이자 후원자인 요하네스 브람스(1833-1897)를 의식하여, 작곡에 매우 심혈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후기] 드보르자크의 교향곡은 앞 번호일수록 난이도가 높다는 속설(?)이 있는데, 실제로 7번은 8번이나 9번보다 한결(은 개뿔 미친듯이) 어렵습니다. 2악장은 거의 클라리넷이 주인공of주인공인데, 운 좋게도 이 때 클라리넷을 잡는 바람에 기억에 남는 연주를 할 수 있었죠. 물론 연주 자체는 그렇게 마음에 들게 되진 않았습니다. 클라리넷을 놓은지 꽤 돼서 이젠 연주하래도 못하겠네요.




Antonin Dvorak (1841-1904)

Symphony No.8 in G Op.88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10 정기연주회), 한국 대학생 연합 오케스트라 KUCO (2013 여름 연주회)


 - 드보르작의 교향곡이라면 단연 9번 <신세계로부터>가 유명하지만, 그 못지않게 8번 역시 널리 연주되는 작품입니다. 드보르작은 보헤미아 지역의 민속음악에서 영감을 얻어, 1889년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이 곡을 썼습니다. 이 곡의 출판이 런던의 출판업자를 통하여 이루어졌기 때문에 간혹 <런던>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곡 자체는 영국과는 별 관련이 없습니다. 다만 출판 이외에 드보르작은 1891년 케임브리지 대학의 명예 박사 학위를 받았고 학위 수여식에서 이 작품을 연주했다고 하니, 영국과 아예 연관이 없는 건 아니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후기] 드보르작의 교향곡은 번호가 줄어들수록 더 연주하기 까다롭다는 속설이 있더군요. 7, 8, 9번을 연주해 본 입장에서 맞는 말인 것 같기는 합니다. 겉듣기에는 투박해 보이지만 그것이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오는, 전형적인 드보르작 스타일의 명곡입니다. 학교 동아리에서 연주할 땐 파트 후배들을 갈궈(?)가면서 연습을 했는데, 다 철없던 시절 이야기죠.




Antonin Dvorak (1841-1904)

Slavonic Dance No.10 in e (Op.72 No.2)

연주 : 한양대학교 하나클랑 (2009 신입생 환영 연주회)


 - 평소 브람스를 존경하고 그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드보르자크는, 브람스가 <헝가리 무곡> 시리즈로 호평을 거두자 이에 자극을 받아 슬라브 민속음악에 바탕을 둔 모음곡 작곡에 착수합니다. 그는 이전부터 슬라브 음악에 대한 연구를 진행중이었고, 이를 바탕으로 총 8곡으로 된 피아노 연탄곡 <슬라브 무곡집> (Op.46)을 발표하여 성공을 거둡니다. 처음에는 가정 등에서 소규모로 연주할 것을 염두에 두고 작곡하였지만, 곡이 큰 인기를 끌자 관현악으로 편곡하였고 이후 8곡을 추가한 <신 슬라브 무곡집> (Op.72)를 새로 발표하여 총 16곡이 되었습니다. Op.72에 포함된 10번은 그 중에서도 가장 널리 연주되는 곡으로 유명합니다.


[후기] 곡의 인기에 비해서는 그렇게 많이 연주한 기억은 없습니다. 앙코르 곡으로도 한 번쯤 연주한 적이 있었지 싶은데 확실히 기억은 나지 않네요. 아무튼 워낙 유명하고, 길이도 적당하기 때문에 연주 자체는 많이 되고 있습니다. 정식 순서로도 많이 들어가고, 앙코르 곡으로도 많이 연주하죠. 2009년 당시에는 (이제 막 첼로를 다시 잡은 시점이라) 주선율을 첼로가 하이포지션으로 연주하는 부분이 상당히 까다로웠던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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