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커다란 공원은 이미 우수한 하이퍼-코스터가 존재합니다. 이 코스터를 이용하여 공원의 매출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목표 : 놀이기구 탑승료 수입 $8,000/월
- 이번에는 또 새로운 목표가 주어졌는데, '놀이기구 수입'을 일정 금액 이상 달성하라는 것입니다.
- 일단 초기에는 하이퍼코스터 트랙 하나가 주어져 있습니다. 콕스크류 코스터의 일종으로, 대량수송과 높은 흥미도를 자랑하지만 뒤집어지는 코스를 만들 수 없습니다(탑승자를 고정하는 방식이 달라서 그렇다고 합니다). 이 시나리오에 주어진 트랙은 다 좋은데 길이가 너무 길어서 관람객 순환이 좀 느릴 수 있으니, 그냥 놓아둘지 철거할지는 전적으로 플레이어의 자유입니다. 블로거는 일단 그냥 놓아 두고 플레이해 보겠습니다.
- 그 대신 탑승료는 최대한 높게 설정합니다. 저 정도가 되어도 사람들이 잘만 탑니다.
- ATM 코스터는 이런 시나리오에서 엄청난 위용을 보입니다. 말할 필요 없이 놀이기구 수입을 크게 올려주니까요.
- 물론 일단 관람객이 모여야 하니 이런 소소한 놀이기구도 빼먹지 않도록 합니다.
- 버지니라 릴 트랙을 만들었는데 탑승 시간이 좀 쓸데없이 길어 보입니다. 그래도 만든 게 아까우니 그냥 써먹지요.
- Nice Boat.
- 미화원 구역 설정에 문제가 있어서 도로 일부분이 개판이 되었습니다. 재빨리 조치해 줍시다.
- 하이퍼코스터 하나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서스펜디드 코스터를 제2코스터로 지었습니다. 기존의 트랙과 적절히 뒤엉키도록 설계하여 흥미도를 극대화하도록 합니다.
- 격렬한 놀이기구들이 이러저러하게 만들어졌으니 곳곳에 깔아 봅시다.
- 이렇게요.
- 공원에 빈 공간이 많이 있으니 계속 도로 연장을 잊지 맙시다.
- 새로 지은 자이로드롭과 두 롤러코스터 트랙이 뭔가 멋있어서 한 컷.
- 루피 랜드스케이프의 시나리오들은 공원 입장료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놀이기구 탑승료를 더 비싸게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종류의 시나리오에는 상당히 좋은 점이죠.
- 공원이 넓어서 교통수단 하나쯤 필요할 것 같은데, 이런 지형에는 역시 체어리프트가 좋아 보입니다.
- 리버스 프리페일 코스터가 개발되었는데, 공원 크기도 큰 김에 한 번 제대로 깔아보기로 합니다.
- 지상/지하 지형도 적절히 활용해서
- 꽤 괜찮은 트랙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 스틸 코스터 트랙 역시 ATM스러운 코스로 만들어 봅니다. 이번 시나리오는 입장료 수익이 필수라는 걸 잊지 맙시다.
- 공원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좋습니다.
- 이러한 노력의 결과 입장권 수익 $8,000 돌파가 눈 앞에 있습니다.
- 돈을 긁어모으고 있는 놀이기구들
- 그런데 놀이기구 건설에 너무 몰두해서 그런지 관람객들의 불만이 좀 쌓여 있습니다. 아무래도 상점 배치를 소홀히 했나 봅니다.
- 어쨌든 놀이기구 건설은 꾸준히 해 줍니다.
- 자 드디어 $8,000을 넘겼는데?? 한 번 수익을 돌파했다고 바로 클리어되는 건 아니고, 저 상태로 몇 달을 보내야 시나리오 클리어가 뜹니다.
- 그러니 안정적 클리어를 위해 놀이기구를 좀 더 짓도록 합니다. 카 라이드는 숲속의 검은고양이 네로 모드로 짓고
"임무는 날카로운 바위들 사이에서 코스터로 가득 채워진 거대한 공원을 건설하는 것 입니다."
목표 : 롤러코스터 건설 (10종, 흥미도 6)
- 이번에는 롤러코스터 10개를 지어야 합니다. 그나마 요구 수치도 낮은 편이고 미리 지어져 있는 것도 없으니 마음 편히 자유롭게 지으면 됩니다. 고수들은 아예 공원 문을 열지도 않고 클리어할 수 있다고는 한데, 블로거야 그 정도 실력도 없고 그렇게 깨면 재미 없으니까요.
- 입구 쪽부터 개발하는 건 이제 식상한 구도. 번듯한 푸드센터 하나 만들어 줍니다.
- 첫 번째 롤러코스터는 우든 코스터로 하는 게 좋겠습니다. 바위를 중간중간 놓아둔 건 당연히 그걸 적극적으로 써먹으라는 의미겠지요?
- 돈도 25,000원까지 빌릴 수 있으니 초반에 돈이 크게 부족하진 않을 겁니다. 과연?
- 1호 롤러코스터 완성. 수치는 뭐 무난합니다.
- 다른 놀이기구들도 군데군데 짓습니다. 서커스 천막이 외롭게 서 있으니
- 그 옆에 롤러코스터 트랙을 지어 보죠. 이번에 선택한 건 서스펜드 루핑 코스터입니다.
- 롤러코스터 짓는 와중에 톱 스핀 하나를 틈새에 지어 놓았는데 우든 코스터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는군요. ㅡㅡ;
- 반대 각도에서 봐도 잘 안 보입니다. ㅡㅡ; 그 옆에는 사이좋게 360도 바이킹을.
- 딴짓 하는 사이에 2호 롤러코스터 완성. 역시 수치는 잘 나오지요?
- 사실 벌써부터 돈이 좀 빠듯합니다. ㅡㅡ; 연구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가, 좀 여유가 생긴 이후부터 다시 기금을 넣습니다.
- 웬만하면 안 지으려고 했는데 ATM용 코스터를 하나 지어야겠습니다. 그런데 이거 수치가 왜 이럼?
- 그래서 조금 더 길게 늘여 지었습니다. 사실 스탠드업 코스터라서
- 좀 다른 놀이기구들이 많이 필요할 듯 싶으니 롤러코스터 건설은 잠시 중단하기로 합니다.
- 3호 롤러코스터는 우든 마우스 코스터입니다. 역시 여러모로 쓸 만한 녀석이죠?
- 그리고 그 옆에는 새로 개발된 런치드 프리폴을 짓고요.
- 상점이 아무래도 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아니면 관람객들이 식신이거나
- 틈새 공간을 어색하지 않게 놀이기구로 메워 줍시다.
- 4번째로는 봅슬레이 코스터...... 인데 돈이 영 부족합니다.
- 정비기술자 노동 착취 중
- 완성된 봅슬레이 코스터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 침대 모양 카트 트랙을 보자니 왠지 잠이 옵니다.
- 지금까지 상황
- 관람차를 짓습니다. 바위에 막혀서 볼 게 없을 테니 주변을 조경으로 꾸며 줍니다.
- 5호 롤러코스터는 탄광 열차 코스터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터널이 많으면 더 쓸만한 코스터죠.
- 전망대를 한 켠에 짓습니다. 흥미도를 높이기 위한 처절한 노력이 보이시나요?
- 이쯤 되면 돈에 좀 여유가 생깁니다. 그간 지어 놓은 롤러코스터들이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에어 파워 버티컬 코스터는 그냥 대충 지어도 (격렬도만 너무 높지 않다면) 높은 흥미도를 보장합니다. 6호 코스터 완성.
- 다음 번에는 인버트 와일드 코스터가 좋을 것 같군요.
- 평판은 언제나 좋습니다.
- 7호 코스터 완성!
- 이쯤 되니 롤러코스터가 몇 개인지 헷갈리니 각각 번호를 붙여 줍니다. 7개 맞습니다.
- 이번에는 역시 좋은 수치를 보장하는 버티컬 코스터를 지어 봅시다. 8개째.
- 공원이 넓으니 수송용 놀이기구가 없으면 섭섭하겠지요?
- 모노레일을 선택해서 한 바퀴 돌려 봅시다.
- 이런;; 소인승 코스터를 짓기 짜증나는 점이 이거죠.
- 모노레일을 완성하여 굴리기 시작했습니다.
- 리버스 프리폴 코스터를 쌍둥이 코스로 만들어 보았는데 흥미도가 영 애매합니다. 저걸 어떻게 6으로 만들 수 없을까요?
"아무런 재정적인 한계가 없는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손님들을 행복하게 유지할 수 있는 공원을 사막에 건설하는 것 입니다."
목표 : 관람객 2000명 (무기한) / 놀이공원 등급 700 유지
제한 : 재정 관련 기능 사용 불가능
- 이번에는 거의 평지에 가까운 사막지대가 주어졌습니다. 겉보기엔 별 것 없어 보이지만
- 이번 시나리오는 말 그대로 무한맵, 돈 개념 자체가 없는 맵이 되겠습니다. 무제한으로 공원을 꾸며서(즉 지형 조절도 무제한으로 된다는 이야기) 관람객을 모으면 되는데, 대신 모아야 하는 관람객 수가 많고 재정 관련 기능(즉 마케팅)을 쓸 수 없다는 핸디캡이 있습니다. 공원 등급이야 사고가 연달아 나지 않는 다음에야 700 이하로는 떨어질 일이 거의 없으니, 좀 시간만 오래 걸려서 관람객만 모으면 된다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 언제나처럼 입구 근처에 간단한 놀이기구와 휴게소를 짓는데, 나중에야 깨달은 사실이지만 이렇게 입구 쪽에 뭘 많이 지어 놓으면 이쪽이 너무 붐벼서 공원 등급이 곤두박질하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합시다(그래서 입구-출구 위치를 잘 설정해야 합니다).
- 모처럼 제대로 된 미로를 건설.
- 재정 관련 기능은 아무 것도 쓸 수 없기 때문에 연구/개발도 제멋대로 하도록 내버려둘 수밖에 없습니다.
- 어차피 돈이 무제한인 김에 측면 마찰 코스터나 지어 보겠습니다. 사실 이건 사고 위험이 높아 이런 시나리오에서는 특히 조심해야 하는데, 다행히도 그럭저럭 성공!
- 돈 걱정도 없고 공원이 전반적으로 평지인 김에, 평소에 지을 일 거의 없는 리버 라이드를 지어 봅니다. 로그 플럼과 비교하여 60도 급경사가 있고 차량이 커서 승객 순환이 빠른 대신 커브가 한 칸 크기 때문에 전체 크기가 강제로 커지게 됩니다.
- 루피랜드에서는 기본적으로 모든 놀이기구 옵션이 개발 완료된 상태로 나옵니다. 이번에는 콕스크류 코스터의 차량 중 하나인 '하이퍼코스터 기차'를 지어 보겠습니다.
- 하이퍼코스터는 매우 빠른 속도를 요구하기 때문에, 짓다 보면 트랙이 커지게 됩니다. 그리고
- 좌석의 안전바가 승객의 허리께만 잡아준다는 개념이라(좌석이 바이킹처럼 생겼다는 의미) 열차가 거꾸로 뒤집히는 트랙을 건설하면 안 됩니다(열차가 선택되지 않음). 그래서 트랙은 크고 아름다운데 뭔가 좀 단순해 보이는 트랙이 되기 쉽습니다.
- 중간마다 소소한 놀이기구들도 만듭니다. 눈치 채신 분도 계시겠지만 이번 시나리오에서는 모든 놀이기구의 입출구를 캔버스 스타일(천막 모양)으로 짓고 있습니다.
- 돈을 벌 필요가 없으니 상점도 꼭 필요한 종류들 외에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그냥 관상용이죠.
- 아직까지 전문가들과 학생들의 전유물이던 비디오게임이 일반 대중에게 급속히 전파된 시발점은 1972년입니다. 독일 출신으로, 나치를 피해 어릴 적에 미국으로 이주한 전기공학자 랠프 헨리 베어(1922-2014)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 양반이 군수업체 샌더스 어소시에이츠에서 기술자로 근무하던 1966년 어느 날, 버스를 기다리던 중 불현듯 이런 생각이 떠오르게 됩니다.
"꼭 대형 컴퓨터로만 게임을 즐겨야 하나? 기기를 작고 간단하게 만들어서 가정용 TV에 연결해서 플레이할 수는 없을까?"
- 메모광(?)이었던 그는 이를 잊지 않고, 2년 정도 틈틈이 작업하여 그럴 듯한 기계를 하나 만들어 냈습니다. 이 기계의 겉면은 나무 무늬 테이프로 포장이 되어 있었고, 그래서 그는 '브라운 박스'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런데 프로토타입까지 만들어진 이 기계는 그의 직장인 샌더스 사에서는 출시되지 못했고, 이런저런 사정 끝에 TV 제조업체인 마그나복스와 계약을 하여 1972년 10월에야 정식 출시되었습니다. 출시 당시 명칭은 '마그나복스 오디세이'.
[마그나복스 오디세이]
- 이 기계는 사실 아주 단순해서, TV 화면에 몇 개의 점을 띄워놓고 이를 이리저리 조종하는 정도의 기능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게임을 플레이할 때는 해당 게임에 맞는 셀로판지를 TV에 붙이고 그것에 맞추어 점을 움직여야 했습니다. ㅡㅡ; 그래도 선으로 연결된 조종기라든지, 게임의 종류를 바꾸는 일종의 카트리지(사실 이 때는 단순히 회로의 연결을 조작하는 스위치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카트리지라기엔 애매하지만) 개념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 개발자인 베어 본인이 화면에 대고 쏘는 광선총을 개발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 최초의 가정용 게임기는 정작 그렇게 큰 흥행을 기록하지는 못했습니다. 가격이 $100 정도로 당시로서는 꽤 비싼 편이었기도 하고(1970년대 초입니다), 마그나복스 대리점에서만 판매하는 바람에 많은 소비자들은 이 게임기가 마그나복스 TV 전용 기기인 줄 알았다고 합니다. ㅡㅡ; 그래도 첫 해 10만 대, 최종 33만 대가 팔려나가며 가능성만큼은 충분히 제시하였습니다. 한편......
[마그나복스 오디세이를 플레이하는 모습]
2. 1972 아타리 오디세이 : (2) 최초로 성공한 아케이드 게임기
- 1편 끝에 잠깐 등장한 놀런 부슈넬, <스페이스워!>를 보고 흥분했던 이 사람은 1971년 이 게임의 아류작인 <컴퓨터 스페이스>를 만들었습니다. 이 게임(기)은 그럭저럭 주목을 받아서 2500대 정도가 팔려나갔는데, 개발 및 생산비용이 만만찮게 들어서 최종적으로는 적자를 냈다고 합니다.
- 그래도 이게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판단한 부슈넬은 뛰어난 엔지니어인 앨런 알콘(1948-) 등을 끌어들여 아타리(Atari)를 창업하였습니다. 아타리는 바둑용어 '단수(單手)'의 일본식 용어로, 바둑팬이기도 했던 부슈넬이 직접 지은 이름이라는군요. 그 부슈넬이 알콘을 부추겨(큰 계약건이라고 구라(?)를 쳤다고 함) 1972년 말 2인용 탁구 게임을 개발하였으니 그 이름은 <퐁(Pong)>입니다.
- 아직 시작 단계라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으니, 부슈넬은 일단 자신과 친분이 있던 어느 선술집에 기기를 설치하고 운영해보기로 합니다. 그런데 며칠 후 선술집 사장이 "기기가 고장났다"고 알려와서 달려갔더니, 기기가 고장난 게 아니라 동전이 가득 들어차 동전이 들어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ㅡㅡ; 이에 확신을 얻은 부슈넬 일당(?)은 이 게임기를 대량생산하여 팔기 시작했고, 공전절후의 히트를 쳤습니다.
[퐁]
- 이 게임기는 동전을 넣고 플레이하는 형태였고, 그래서 비슷한 형태의 게임기(하지만 비디오게임은 아닌)를 운영하던 '아케이드(오락실)'에 급속히 확산되었습니다. <퐁>의 성공에 자극받아 이후 수많은 게임기들이 나왔고, 핀볼 등 컴퓨터 없는 게임기들이 있던 아케이드는 머지않아 비디오게임 일색으로 변신하였습니다. 1975년에는 <퐁>을 가정용 게임기로도 출시하여 역시 대히트를 쳤습니다.
- 그런데 성공가도를 달리던 아타리와 부슈넬에게 느닷없이 태클이 날아왔으니, 마그나복스와 베어가 특허 위반으로 소송을 걸어왔습니다. 마그나복스 오디세이에 <퐁>과 비슷한 탁구(?) 게임이 있었고, 나중에 출시된 <퐁>이 자기들 게임을 베꼈다는 거죠. 이 소송전은 결국 아타리가 이들에게 돈을 주는 조건으로 합의하게 됩니다. 이후 이들은 특허 관련 소송으로 오디세이 게임기 판매 수익보다 더 큰 돈을 벌어들였다고 합니다. ㅡㅡ;
3. 1970년대 후반 : 게임 '산업'이 열리다
- 오디세이와 <퐁>은 그 때까지 축적된 가능성을 폭발시키는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아타리 뿐만 아니라 미드웨이, 콜레코, 마텔 등 많은 기업들이 비디오게임에 돈을 투자하고, 들어오는 돈과 인력에 비례하여 게임 분야는 급속한 성장을 거듭하게 됩니다. 1976년에는 페어차일드 사에서 '채널 F'라는 가정용 게임기를 출시하였는데, 최초로 '프로그램'이 내장된 카트리지(흔히 말하는 게임팩)를 쓰는 게임기였습니다.
- 한편 1977년에는 아타리에서 비디오 컴퓨터 시스템(VCS), 통칭 '아타리 2600(이하 2600)'을 출시하였습니다(2600이란 당시 컴퓨터 해커 사이에서 상징성 있는 숫자인데, 아마 여기서 따온 명칭으로 추정). 8비트급 CPU에 128바이트 RAM을 장착한 위엄 넘치는 물건이었던 2600은 처음에는 흥행이 시원찮았지만, 이후 급성장하여 가정용 게임기 시장을 석권하기에 이릅니다.
[(左)아타리 2600, (右)2600용 게임 <핏폴> 플레이 화면]
- 이렇게 게임들이 잇따라 흥행하고 대자본이 몰려들면서, 비디오게임은 단숨에 거액을 벌어들이는 '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이는 당연히 더 많은 자본과 더 많은 인력을 끌어모았고, 시장은 끝없이 커져갔습니다(다만 이것은 거품이었다는 것이 몇 년 후에 밝혀집니다). 1977년에 출시되어 개인용 컴퓨터(PC) 시대를 개막한 애플 II 또한 게임 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하였습니다. 당연히 PC에서도 게임을 만들고, 플레이할 수 있었으니까요.
- 미국에서의 열기는 다른 지역으로도 번졌고, 특히 당시 전자산업의 총아로 떠오른 일본에서는 타이토, 닌텐도, 남코 등 많은 기업이 게임 산업에 뛰어들었습니다. 1978년에는 타이토에서 <스페이스 인베이더>를 출시하면서, 일본은 미국에 버금가는 게임 대국으로 성장할 발판을 마련하게 됩니다. 일본 내에서 이 게임의 인기는 엄청나서 일본 내에 동전 품귀현상이 발생하고, 동전 수거를 크레인 달린 트럭으로 해야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ㅡㅡ;
- 이렇게 시장이 급성장하는데, 정작 시장의 선두주자인 아타리는 그에 걸맞는 투자를 받지 못해 쩔쩔매고 있었습니다. 고민 끝에 부슈넬은 자본이 충분한 대기업의 밑에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는지, 1976년 회사를 워너브라더스에 2800만 달러에 매각하고 그 산하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재앙의 씨앗이 될 줄은, 당시로서는 아무도 몰랐겠지요.
4. 아타리 쇼크 : 초고대문명의 멸망
- 문제는 워너와 아타리의 분위기 차이에서 시작됩니다. 당시 아타리는 설립자인 부슈넬부터가 히피 출신이었고, 히피 아니면 오타쿠(?)가 모인 기업이다보니 회사 내에서 대마초를 피우면서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다니는, 심히 화기애매(?)한 가축적(?)인 분위기였다고 합니다. ㅡㅡ; (당시 아타리의 직원 중에는 히피짓을 하던 때의 스티브 잡스도 있었다고) 당연히 이런 분위기를 새 주인이 된 워너가 좋아할 리가 없었습니다.
- 결국 2600의 초기 판매부진을 빌미로, 워너는 1978년 부슈넬을 해고하고 레이 카사르(1928-)를 새로운 CEO로 앉혔습니다. 이 양반은 나름 베테랑 경영인이라 회사의 급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스페이스 인베이더>를 2600 버전으로 출시하는 등의 노력으로, 초기 판매가 부진하던 2600을 시장의 1인자로 올려놓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카사르는 게임 개발자들의 성향과 문화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었고, 회사의 영광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자기 이름을 새기지 못하게 하는 방침에 불만을 품고, 아타리의 한 개발자는 1979년 말 출시된 <어드벤처>라는 게임에 '특정 방식으로 플레이하면' 자기 이름이 나오도록 몰래 만들어 넣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이스터 에그'의 시초]
- 아타리의 분위기는 기껏 개발한 게임이 대히트를 쳐도 보너스는 커녕 크레딧에 개발자 이름 넣는 것 하나 허용되지 않을 만큼 경직되어 버렸고, 이전의 자유분방한 분위기에 익숙한 개발자들은 크게 반발하였습니다(항의하러 찾아간 개발자들에게 카사르가 '타월 디자이너' 운운하며 엿을 날렸다는 일화는 유명). 결국 이를 견디다 못한 개발자들은 하나 둘 회사를 떠나갔고, 이들은 대부분 액티비전과 일렉트로닉 아츠(EA)에 모여 '서드파티'라는 개념의 게임회사를 만들었습니다(설명은 후술).
- 유능한 개발자들이 사라진 아타리는 저질 게임을 양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이들 뿐만 아니라, 1980년을 전후하여 나온 게임들은 몇몇 명작을 제외하면 대부분 양에 비해 질이 크게 떨어졌고, 심지어는 그 조악한 그래픽에도 불구하고 19금 포르노 게임들이 마구잡이로 출시되기까지 했습니다(2600용으로 나온 포르노 게임을 '아타리 포르노'라 부르기도 합니다). 시장은 초 호황이었지만, 밑둥부터 썩어들고 있었던 것입니다.
- 거기에 1980년 전후 벌어진 2차 오일쇼크로 경제불황이 찾아오자 그동안 잔뜩 끼어 있던 거품이 꺼지기 시작합니다. 게임계의 최전성기라던 1982년, 아타리는 4분기 실적 예측을 이전보다 낮춰 잡았고 이는 곧바로 워너를 비롯한 게임회사들의 주가 폭락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때부터 본격화된 시장의 축소에 위기의식을 느낀 아타리와 워너는 부랴부랴 스티븐 스필버그와 계약, 당시 최고의 영화 <E.T.>를 게임으로 만들어 출시하는데......
[AVGN의 <E.T.> 리뷰. AVGN 영상의 특성상 온갖 욕설이 난무하니 주의]
- 이런 걸 게임이라고 내놨습니다. ㅡㅡ; 애초에 개발자들에게 주어진 개발 시간은 단 5주. 좋은 게임이 나올리가. ㅡㅡ;; 오죽하면 그 카사르마저도 "이건 무리"라고 반대했다지만, 워너 경영진은 달랑 저 시간을 주고서는 개발을 강요했다고 합니다. 당연히 그렇게 날림으로 나온 게임의 운명이란 뻔했습니다. FXck!!재고가 엄청나게 남았고, 아타리는 남은 카트리지를 모두 애리조나의 사막 한가운데 묻어버리는 위엄 넘치는 짓을 하였습니다. ㅡㅡ;;;
- 결국 거품으로 간신히 유지되었던 게임 시장은 이 한 방을 맞고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그나마 다음 해인 1983년에는 판매량에서는 선전했지만, 이는 가격을 거의 1/10까지 떨어뜨리는 무시무시한 덤핑의 결과물로 회사들이 거두는 수익은 크게 줄었습니다. 결국 이를 버티다 못한 대기업들은 잇따라 게임 시장에서 철수해버렸고, 거기에 빌붙어 게임을 만들던 중소 개발사들은 대부분 파산, 액티비전과 EA 등 PC 게임으로 갈아탄 극소수 회사만 살아남았습니다.
- 그리고 아타리는 1982년 말 2600의 후속작으로 아타리 5200을 출시하지만 폭망했고(컨트롤러의 감도가 개판이었다고 합니다), 적자가 계속되자 결국 워너마저 아타리를 매각하고 게임 시장에서 철수하고 말았습니다. 비디오게임 시장 자체가 붕괴했고, 특히 가정용 게임 시장은 1985년 무렵에는 전성기(그래봤자 1982년)의 2%까지 쪼그라들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비디오게임 산업은 한때의 광풍으로 끝났습니다. 아니, 끝난 줄 알았습니다. (계속)
###게임회사 분류에 관한 보충설명###
1) 퍼스트 파티 : 게임기 제조사가 직접 만든 게임. 당연히 게임기 제조사 이름으로 출시됩니다. (ex. 슈퍼마리오 시리즈)
2) 세컨드 파티 : 게임기 제조사가 자회사나 다른 게임 개발사에 하청을 주어 만든 게임. 시장에 나올 때는 게임기 제조사의 이름으로 출시됩니다. 말 그대로 하청.
3) 서드 파티 : 게임기 제조사와 무관한 게임 개발사가 그 게임기에서 돌아가도록 자체적으로 만든 게임. 게임 개발사의 이름을 붙여 출시됩니다. 다만 게임기 제조사에서 '이 게임기용으로 게임을 출시해도 좋다'는 라이센스를 게임 개발사에 걸어놓을 수는 있습니다.
- 삼국지 오델로(이하 삼오델로)는 '오델로'라는 보드게임을 기반으로, 당시 하이텔에서 아마추어로 활동하던 김인철씨가 제작한 게임입니다. 김인철씨는 이후 게임회사 마나스톤을 창업하고, 월드장기체스 등 모바일 중심의 다양한 게임들을 발매하고 있습니다.
- 게임을 시작하면 오프닝 화면이 뜨고, 클릭하면 개발자 명단이 뜹니다. 그리고 왼쪽에 어디선가 본 듯한......?
- 화면을 넘기면 바로 연습경기 매치업이 뜹니다. 사람 vs 컴퓨터, 사람 vs 사람, 컴퓨터 vs 컴퓨터 등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 선택하면 게임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캐릭터 사진들이 어딘가 낯이 익습니다? 삼국지3 장수 얼굴을 무단으로 가져다 붙인 것입니다. 그래도 캐릭터마다 웃는 얼굴과 찡그린 얼굴이 들어가는 등 나름대로 차별화는 해 두었습니다.
- 특이한 점이라면 '제갈량에게 물어보기' 키가 있다는 건데, 정작 물어보면 둘 수 있는 칸 중 아무 곳이나 추천해줍니다. ㅡㅡ;
- 오델로를 오랜만에 두어보니 이기기 쉽지 않습니다.
- 중간중간에 플레이어의 코멘트가 뜹니다. 대체로 상대가 악수를 두었을 때, 승부처일 때 이런저런 대사가 뜨죠. 그런데 대사의 센스가...... 이 정도면 매우 양호한 편입니다.
- 지금은 이기고 있는 것 같지만 제갈량 선생은 블로거에게 실수를 했다고 일침을 날리는데
- 아니나다를까 바로 역전당해버렸습니다. 경기 종료 시 마찬가지로 양쪽이 결과에 따라 코멘트를 날립니다. 그런데 플레이어가 졌을 때(특히 완패했을 때) 상대가 날리는 대사가 사람을 매우 열받게 합니다. ㅡㅡ;
- 선수를 등록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이렇게 선수 등록을 해 놓으면
- 대회에 출전할 수가 있습니다. 출전하는 선수들의 지력에 따라 강(强) 리그와 약(弱) 리그로 구분됩니다.
- 플레이어와 상대 선수를 모두 선택하고(물론 플레이어가 여러 명이거나, 컴퓨터만으로 대회를 돌릴 수도 있음) 다음으로 넘어가면, 랜덤으로 대진표가 만들어지고 경기를 시작합니다.
- 아무리 실력이 썩었어도 장비 하나 못 이기면 자존심 상하죠.
- 아무래도 오래된 게임이라 그런지 몇 군데서 캐릭터 얼굴이 깨져서 나옵니다.
- 컴퓨터는 선수의 지력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지만, 간혹 지력 낮은 선수가 높은 선수를 이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나저나 조훈현도 이창호도 아니라 서봉수라니, 아마 개발자가 서봉수 九단의 팬이었던 모양이죠?
- 이제 준결승전으로 넘어갑니다. 캡처를 미처 못 했는데 여기서 블로거가 패배. ㅡㅡ;
- 그리고 결승전까지 끝나면 이런 멘트가 뜹니다.
- 선수들의 멘트는 지력에 따라 그 수준(?)이 달라집니다. 지력 낮은 선수들끼리 대결하면 이렇게 국딩초딩스러운 대사가 난무하게 됩니다.
- 경기를 비기면 재경기를 하게 됩니다.
- 예전에는 제갈량도 때려잡고 다녔지만, 그동안 블로거의 실력이 죽었음을 인정하고 ㅡㅡ; 새로운 선수들을 생성하여 대회를 열었습니다. 처음 선수를 생성하면 지력 30부터 시작하게 됩니다.
- 아무리 그래도 지력 30짜리에게 지진 않지요. 무난히 우승을 차지합니다.
- 대회가 끝나면 승패 전적과 우승 기록이 남습니다. 지력 높은 선수에게 승리하면 자신의 지력이 상승하는데(반대로 지력 낮은 선수에게 패배하면 지력이 내려갔던지 아니었던지 기억이 잘), 블로거는 과거 지력 30짜리 오너캐릭터를 제갈량급으로 만든 적도 있었지요. ㅡㅡ;
- 아마추어가 만든 게임이지만 AI의 수준이 제법 높습니다. 블로거가 멍청한 거라고 말할 수는 없으니까 일단 오델로라는 게임은 중앙에서 시작하여 최대한 빨리 네 귀퉁이를 먹는 게 필승 전략입니다.
- 그 이유는, 귀를 확보하면 상대가 어떻게 두어도 뒤집을 수가 없기 때문. 거기에 귀에 연달아 변으로 이어진 돌도 상대가 뒤집지 못합니다.
- 역시 귀를 확보하면서부터 게임의 추가 급속히 블로거에게로 넘어왔습니다.
- 마침내 제갈량에게 완승을 거두었습니다. 이젠 발 뻗고 잘 수 있겠네요.
- 도스 시절 게임이라 그런지, 단축키(Alt+X)를 이용하여 프로그램을 종료해야 합니다. 물론 도스박스 이용자라면 위쪽 X버튼을 눌러버리면 그만 게임을 종료하면 처음 오프닝과 비슷하지만 뭔가 더 호러스러운 엔딩 화면이 나오면서 음악이 잦아듭니다. 뭔가 밤에 혼자 보면 살짝 무서울 것 같습니다. ㅡㅡ;
- 이렇게 초간단 리뷰(?)를 마칩니다. 마지막으로 이 게임은 BGM이 상당히 멋진데, 유명 게임과 애니메이션 등의 OST를 애드립(당시는 PC 음악의 초창기였고, 이 시기를 풍미한 '애드립'이라는 사운드카드가 있었습니다) 사운드로 옮겨 놓은 것. 물론 저작권 따위 내다버린 ㅡㅡ; 것이긴 하지만, 저작권 개념 자체가 약하던 시절의 게임이니 그러려니 합시다. 어쨌든 게임을 플레이해본 유저들에게는 상당히 귀에 익숙한 음악들.